최악 한일관계 속 도쿄올림픽, 그래도 ‘순항과 성공’ 기원한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도쿄올림픽 대회 조직위원장이 ‘폐하를 모시고’로 시작하며, IOC가 나루히토 천황에 개회식 선언을 요청하는 것을 보니 일본 국민의 대표로서 덴노(天皇)의 위치를 알 만하다.
올림픽 모토가 근대올림픽 창설 이래 처음으로 개정되었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다 함께’(TOGETHER)가 추가되었다. 세계가 함께 해야 할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전임 아키히토는 1990년 건강상 이유로 나루히토에 천황을 넘기고 상황上皇이 되었다. 일본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기억이 생생할 텐데, 하도 조용히 넘어가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는 생각이 든다. 이 때도 그냥 건강상 이유가 아니라 천황제를 강화하려는 보수의 움직임이 있어 차단한 것이라고 한다.
아키히토는 환무천황桓武天皇의 모친이 백제에서 왔다고 하여 한국과 일본의 연고가 있음을 일깨우는 일이 있었다. 천황가에 이런 정서가 있지만, 일본 정부 안에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항일투사들이 고초를 겪던 서대문형무소에서 죄송하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한일양국은 서로 간 이런 감정을 살려나가야 한다.
우선 일본 극우세력이 혐한감정을 줄여 나가야겠지만, 한국 국민도 죽창 운운으로 양국관계를 악화시키는 일은 삼가야 한다.
아키히토의 전례가 이제는 영국의 범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26년생으로 95세다. 건강하다지만 노인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얼마 전 부군 필립이 서거했다. 왕위를 73세인 찰스에 넘겼다가 바로 왕손인 윌리암에 넘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영국인에 프린세스로 기억되는 다이아나의 추억이 그립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는 ROC로 소개되었다. Russia Olympic Committee다. 리우올림픽에서 약물중독이 발각된 전력 때문이다. 과거의 소련이라면 위력으로 그냥 넘어갔을 텐데 지금 러시아가 되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어느 면에선 딱하기까지 하다. 러시아 선수는 금메달을 받아도 국가가 연주되지 않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의 한 소절이 연주된다.
Republic of China가 중화민국인가 했더니 그 중화민국은 CHINESE TAIPEI다. 대만臺灣, Taiwan이라고 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홍콩이 중국과 따로 소개된 것을 보니 중공이 홍콩을 병합하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알겠다. 중국의 자치구가 되어 있는 티베트는 123만㎢, 위구르는 166만㎢이다. 중국과 민족과 언어가 완전히 다르다. 더구나 티베트 불교, 이슬람교의 종교가 있다. 위구르 주변은 모두 소련에서 독립한 회교도 나라로 싸여져 있다. 지금 위구르 인권문제가 세계의 관심이 되고 있다.
타지키스탄이 고구려와 겨루던 돌궐이 정착한 곳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당시 고구려의 세력권을 알 만하다. 북한이 참가하지 못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다. UN 회원국보다 많은 206개국이 참가한 2021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한국을 대표하여 반기문이 보이는데 세계인이 익숙한 전 유엔사무총장 자격이 아니라 한국의 선진적 NGO, 기후연대 대표라 한다.
최악의 한일관계 속 일본 잘못이 많아 때론 밉기도 하지만, 코로나로 1년 연기 끝에 열리는 2021 도쿄올림픽, 순항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