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임종게 안 남기고 떠나신 태공당 월주스님
[아시아엔=법현스님, 열린선원 원장] 태공당 월주스님! 80년대 말 90년대 초 민주화가 승화되는 시민사회운동이 하나 둘 만들어질 때 태고종 보현도량, 조계종 선우도량,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승가단체와 함께 만들어진 범불교단체들이 경제정의실천불교인연합, 공해추방불교인모임, 평화통일불교운동협의회 등이다.
이 단체들에서 ‘깨달음의 사회화’를 주창하며 이끈 이가 어제 열반하신 태공당 월주스님이다. 나는 태고종 보현도량을 만들어 옛일을 도모하고 불교계와 걸음을 함께 할 때 여러 곳에서 월주스님 활동을 따랐다.
1996년 총무부장을 맡아 태고종 개혁의 기수라는 넘치는 평가를 받을 때 조계종 총무원장이 월주스님이었고 총무부장이 법타스님이었다.
총무부장 맡아서 각 종단 원장들이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러 가기 위해 미리 모여 이야깃거리 나눴다. 방송을 마치고 가느라 늦게 들어서는데 월주스님이 “아! 태고종 새 총무부장 법현스님 오시네. 다들 아시지요?” 하면서 소개해주시니 수더분하신 우리 원장 백암스님이 고마워하셨던 기억이 새롭다.
월주스님은 조계, 태고종에 관해 ‘승려의 분한만 다르고 나머지는 모두 같다’는 시각으로 나눴고 여타의 종단과는 구별했다.
총무부장 때 2002월드컵 유치기원법회를 민간단체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의도 한강둔치 마당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공연할 때 외부 축사를 담당한 김종필 전 총리와 함께 불교대표로 적극 도와줬다.
행사 준비 중에 조계종 사서실에서 세 번이나 합의를 바꾸려고 했으나, 모두 내가 정리했지만 월주스님이 내 의견을 전폭 받아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월드컵 유치 성공에 월주스님이 태고종을 통해 기여한 것이다. 당시에는 정부기관이나 민간단체 모두 가능성에 관한 믿음이 부족했다. 그 때 함께 한 우리 젊은 부장들 교무 재홍, 사회 법성, 재무 혜일스님들이 적극 나서서 이뤄진 일이었다.
태고종 사찰을 운영하는 모친을 둔 빠찡꼬 대부 정덕진 정덕중 형제의 사면 건의를 우리 원장 백암스님 법타스님과 월주스님이 필자와 함께 했다. 이유는 종도의 자제라는 것이다.
언론사들의 가십란에 모두 올랐을 때도 나의 말을 믿어주었다. 물론 정리는 잘했다. 모든 활동에 나의 의견을 전폭 들어주신 굳은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
물론, 그렇게 한 데는 당신의 뜻도 그러했지만 법타스님이 적극 옹호한 덕이 컸다.
힘들게 한 때가 더 있었다. 불교 분규의 재조명 세미나를 기획해서 조계종측 발제자로 월주스님, 송산스님을 교섭해 원고까지 받았으나 당시 조계종 집행부의 압력으로 개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찾아뵙고 어려움을 이야기 하자 “나는 원고 썼으니 발표는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눔의 집도 초창기에 함께했고 할머니들 위로잔치에 설법 겸한 레크리에이션으로 함께 해드렸다.
96~97년 쯤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발전을 위해 보조역할을 할 사람으로 우리종단 승려인 자월스님을 추천해 사무차장 활동을 하게했다. 자월스님은 명진스님의 로망으로 출가의 결심을 하게 한 이고 월주스님의 고향 후배여서 말하기도 좋았다.
나중에 나도 그 역할을 했었다. 나는 이웃종단들의 대표들이 청을 받아 조계종 원장 고산스님께서 권해서 4년여 봉사했다.
나이 들어서도 가끔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불교사회운동과 화합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몇 년 전 필자 모교인 중앙대 불교학생동문 성지순례를 금산사로 따라갔다. 나이 든 종무실장을 우중에도 일주문까지 보내 맞이해 안내하고 당신의 당우로 초대해 모두와 맞절하고 좋은 말씀 해주고 맛난 차 한 잔씩 대접하고 기념사진까지 찍혀주시고 “내가 다 안내해야지만 나이도 있고 일도 있어서 대신 주지 성우스님이 안내할 테니 양해해주소, 응?” 하셨다.
그 바쁜 성우스님이 도량안내와 함께 최고 맛있는 찻집의 아이스커피 한 잔씩을 더 대접받고 점심공양까지 대접받은 기억을 중앙대동문들이 고마워하고 감격이 아직 스러지지 않았는데 열반하셨다니 새삼 무상하다.
“참! 법현스님? 그런데 지관스님이 열반하셔서 가봤더니 그 분 기록에 문도질 기록이 보이는데 태고종 법현이라고 써 놓았던데요? 하시길래 그 분께서 좋게 보신 점이 고맙습니다” 하였었다.
진경, 녹원, 의현, 월주, 고산, 정대, 법장, 지관, 자승스님들과 인연을 지었지만 나와 소통이 잘된 분 순서로는 월주, 지관, 법장, 정대스님 순서다.
태공당 월주 큰스님의 생애 마무리가 임종게이지 별 다른 말씀이 있을 리 없으니 손 모을 따름이다.
2021년 7월 23일
이웃 후학 무상법현 손 모으고 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