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라미란이 묻다 “누가 더 정직한 후보입니까?”

영화 <정직한 후보> 포스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작년 2월 개봉된 장유정 감독에 라미란, 김무열 그리고 나문희 주연의 <정직한 후보>라는 영화가 있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거짓말을 일삼던 국회의원이 어느 날 갑자기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입’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상황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정치와 정직이란 단어가 서로 생경할 정도로 어울리지 않게 된 현실을 풍자하며 웃음을 준다. 그러나 관객들은 거짓말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해가는 영화 속의 주인공이 현실의 정치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느끼면서 씁쓸함이 남는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고, 반복된 거짓말은 유권자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정치혐오를 조장한다. 국민은 능숙하게 거짓말로 기망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비판을 받더라도 사실을 밝히고 책임을 질 줄 하는 정치인을 절실하게 원한다.

정직은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며칠 앞두고 여야 후보 모두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국민들의 정신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애초부터 정직한 후보를 국민들은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거짓말의 정도가 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주 성공한 회사 사주이자 대표가 직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회사를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었기에 직원 중 한 명에게 대표 자리를 물려줄 예정이라는 말에 직원들은 저마다 대표로 발탁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씨앗을 하나씩 나눠 주며, “지금 드린 씨앗은 아주 특별한 것으로 모두가 다 다른 품종 입니다. 1년 후 얼마나 잘 길렀는지 볼 것입니다, 여러 분은 내년 오늘 회사로 키운 꽃을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그날 새로운 회사 대표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직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 중의 한 사람인 빌(Bill)은 처와 함께 화분에 물을 주며 열심히 길렀는데도 전혀 싹이 나오지 않았다. 빌은 실망한 나머지 화분을 회사에 가져가려고 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빌은 양심적으로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빌은 빈 화분을 들고 회사에 갔다. 직원들 모두 화려하고 멋있게 잘 기른 화분의 꽃을 자랑하며 허풍을 떨고 있었다. 그들은 빌이 들고 온 빈 화분을 보고는 서로들 낄낄거리며 비아냥거렸다. 빌은 풀이 죽어 한쪽에 조용히 있었다. 드디어 회사 대표가 나타나서는 모든 화분을 조사한 후, 빌을 앞으로 불러냈다.

“왜 식물이 자라지 않았습니까?”

빌이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모든 직원들이 웃었다. 그러나 대표는 말했다. “직원 여러분! 오늘 제가 약속한대로 새로운 회사 대표를 뽑겠습니다. 새로운 회사대표는 빌입니다.” 그러자 모든 직원들이 비웃으며 “빌은 아무 것도 키우지 못했는데요.” 혹시 해고나 당하지 않을까를 걱정하던 빌은 큰 충격을 받았다.

대표가 말을 이어갔다. “제가 작년 오늘 여러분께 드린 씨앗은 사전에 뜨거운 물에 삶아놨던 것이기에 절대로 싹이 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키운 화분은 씨앗을 바꿔 키운 것입니다. 나는 정직한 사람에게 대표 자리를 물려 주워 바른 경영을 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영국에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라는 속담이 있다.

스페인이 낳은 소설가 세르반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정직함은 진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정직함은 최고의 처세술이다.”

그는 “거짓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진실은 천지도 없애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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