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발 관리①] ‘족삼리혈’과 ‘구투운동’ 그리고 ‘세족식’

#Kutoo 운동 관련 도서 <사진 배우 이시카와 트위터>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발을 ‘인체의 축소판’이라 부른다. 반사구(Reflex Point)는 신경이 집결된 곳으로 몸 전체에 걸쳐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발 부위에 많이 몰려 있다. 발 반사구는 인체의 오장육부(五臟六腑)와 밀접한 반응관계를 보인다.

‘발건강법’은 발바닥과 발등, 종아리에 분포되어 있는 반사구를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시켜 자연치유력을 증진하는 요법이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걸을 때 발바닥의 펌프작용으로 하지정맥을 통해 혈액을 심장쪽으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기에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데 발을 마사지해 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발마사지(foot massage)는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발을 자극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며, 중국 춘추시대 <황제내경>에 소개된 관지법(觀趾法)에도 소개된 자연요법이다. 1913년 미국 피츠제럴드(William Fitzgerald)는 의학적으로 구역치료(區域治療, Zone Therapy)를 발표했다.

족삼리 혈

옛날 사람들은 먼 길을 떠날 때 족삼리(足三里) 혈에 뜸을 했다고 한다. 족삼리 혈은 무릎 아래 약간 바깥쪽에 있는 경혈(經穴)이며, 다리와 발의 피로를 풀어 주고, 우울한 기분을 바꿔 준다. 경혈의 기능은 단순히 체표(體表)에 국한되지 않고, 체표와 경락 및 장부(臟腑)가 서로 통하는 부위로, 인체의 기(氣)가 출입·활동하는 문호다.

우리는 양말과 신발에 감춰진 발을 신체 다른 부위에 비해 소홀하기 쉽다. 사회적으로 타인에게 발을 보이길 꺼려하고 발의 병을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간주해 왔다. 하지만 우리 몸의 2%에 불과한 발은 나머지 98%를 지탱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타인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洗足)은 원시시대부터 전해오는 청결문화의 하나다. 그것이 승화되어 육체의 정결뿐 아니라, 영혼 정결까지 이어졌다. 예수께서도 12제자와 함께 최후의 만찬장에서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세족식(maundy)을 경건한 의식문화로 수용하여 성목요일 세족식을 행했다.

애기들은 엄지발가락(big toe)과 작은 발가락(little toe) 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 발은 26개의 뼈, 33개의 관절, 힘줄 56개, 인대(靭帶) 38개, 그리고 수많은 혈관들로 구성되어 있는 복잡한 기관이다. 따라서 발에 이상이 생기면 걷는 자세가 불편해져 무릎, 허리, 척추, 목 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통계에 따르면 50대 이후 전 인구의 70% 이상이 발에 다양한 종류의 크고 작은 병을 가지고 있다. 중년 이후 가장 흔한 발의 증상으로는 △뒤꿈치 통증 △중족골두 부위(앞쪽 발바닥의 튀어나온 부분) 통증 △관절의 통증 △부종 △변형 등이다. 발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뼈, 관절, 근육, 힘줄)의 노화, 부적절한 신발 착용이 주원인이다.

주요 족부 질환으로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지간신경종 △소건막류 △엄지 관절염 △단지증 등이 있다. 무지외반증(拇趾外反症)이란 엄지발가락(무지)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도하게 휘고, 첫번째 중족골은 발 안쪽으로 치우치는 외반 변형을 말한다.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이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발뒤꿈치뼈의 전내측과 다섯 발가락뼈를 이어 주는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arch)를 유지하고 발바닥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지간신경종(指間神經腫)이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압박되어 두꺼워져 발가락이 저린 경우를 말하며, 모르톤(Mortons) 족지라고도 한다. 소건막류(Bunionette)란 새끼발가락의 뿌리 관절이 엄지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에 닿아 걷거나 설 때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엄지관절염(Thumb arthritis)은 노인들에게 오는 흔한 관절염으로 엄지관절을 형성하는 뼈끝에 관절연골인 수근중수골관절(carpometacarpal joint)이 마모되면서 오게 된다.

단지증(Brachydactyly)이란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구성하는 뼈는 모두 존재하지만 이들 중 일부가 병적으로 짧은 질환을 말한다.

서서 일하는 사람이나 많이 걸어 다니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히 발의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또 여성의 하이힐이나 너무 꼭 맞는 구두를 신고 있으면 압박감 때문에 발이 붓거나, 심하면 두통과 구토를 일으키는 등 몸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여러 해 전부터 히트 상품으로 ‘효도 신발’ 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편안한 신발이 소개되어 고령층에 인기가 있다. 발아치(arch, 足弓) 변형이 있는 경우 무너진 아치를 복원시켜 주는 ‘기능성 신발’도 있다.

최근 일본에서 시작된 ‘구투’는 직장 내 복장 규제 완화 운동이다. ‘구투’는 일본어로 구두의 ‘구쓰(靴)’, 고통스럽다의 ‘구쓰(苦痛)’, 그리고 ‘미투(MeToo)’가 합쳐진 단어다. 일본 배우 겸 작가 이시카와 유미가 트위터에 직장에서 여성에게 하이힐을 강요하는 문화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어 후생노동성에 청원했다.

일본항공은 당초 굽 3-4cm로 돼 있던 여성 직원의 신발 규정을 변경해 굽 0cm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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