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촌 제품 수입금지” 입장 재확인···’외교용’ 지적도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바레인 정부가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에서 생산된 모든 이스라엘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고 <바레인국영통신사>(BNA)가 5일 보도했다. 이같은 정부의 공식입장 표명은 지난 9월 바레인-이스라엘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정부 등 전통우방국의 반발을 조기에 진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레인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자이드 빈 라시드 알 자야니(Zayed bin Rashid al-Zayani)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이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박 차원에서 공식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알 자야니 장관은 “바레인은 향후 지속해서 이스라엘 정착촌산 제품을 이스라엘산 제품으로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알 자야니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바레인 정부는 이틀 뒤인 지난 5일 공식성명을 통해 “장관의 독단적인 발언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땅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금지 조처를 내릴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바레인 정부가 알 자야니 장관 발언을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팔레스타인 등 전통 우방들의 반발을 조기에 진압하려는 ‘외교용 발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알 자야니 장관 발언이 나온 뒤 팔레스타인의 리야드 알 말리키(Riyad al-Maliki) 외무장관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의 대의와 명분을 지지하는 바레인 정부가 이런 실언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는 지난 9월 15일,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병합을 중단키로 한 조건을 전제로 국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동국가는 팔레스타인의 의사가 배제된 국교정상화 합의에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