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고득점에 독서는 필수···中 가오카오엔 작문 시험도

중국 대입시험 ‘가오카오’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허베이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

시진핑 주석 “독서가 리더십 수준을 결정한다. 독서는 리더의 책임이다”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중국 대학 입학시험을 ‘가오카오(高考)’라고 한다. 이 시험을 보면 한국 고등학교 학생들이 매년 11월(올해는 코로나로 12월) 보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저리 가라다. 중국 학생들은 이 시험 하나에 인생을 건다. 중국의 가오카오는 우리나라와 달리 ‘작문’ 시험이 있다. 미국 대학으로 치면 SAT 에세이다.

몇 해전 전국 공통 작문 문제는 “아버지가 아들의 만류에도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전화를 한다. 참다 못한 아이가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해 처벌받도록 했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800자(한글로는 2천자 안팎) 이내로 논술하라”였다.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다.

이런 작문 문제도 출제된 적이 있다. “우리가 왜 책을 읽느냐”에 대한 생각을 요구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독서를 매우 강조하는 나라다. 중국 시인 두보는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남자는 모름지기 수레 다섯 대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했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독서가 리더십 수준을 결정한다. 독서는 (리더의)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은 매년 두 차례 당간부들이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발표한다.

?각 성(省) 별로 출제하는 개별 작문 문제에서 푸젠성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원래 길이 없는 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 길이 생긴다. 세상에 갈 수 없는 길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가지 않으려 할 뿐이다”라는 지문을 주고 이에 대한 생각을 요구했다.

중국 가오카오의 작문들은 많은 책을 읽은 사람만이 자신의 논리와 주장을 펼 수 있는 문제다. 즉 많은 독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과 주의를 얕은 수준에서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다.

필자는 미래교육연구소를 설립한 20년 전부터 끊임없이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초중고를 막론하고 이해력과 창의적 사고를 높이고 독해 속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수준에 맞는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수다.

?책은 자기 독서능력 수준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책이 너무 어렵거나 쉬워도 독서의 효율이 떨어진다. 사람에게는 IQ(지능지수)처럼 독서지수가 있다. 미국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독서지수를 찾아준다. 한국에서는 렉사일(Lexile) 테스트를 통해 독서지수를 찾을 수 있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 렉사일 지수를 통해 학생의 독서 수준을 찾아주는 것이다.

또래 집단의 학생들과 비교하고 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분야에서 단어의 수준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학생의 독서 수준을 파악한 다음 그 지수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게 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필자는 매년 여름 방학 동안 ‘Summer Creative Writing Program’을 통해 독서를 하도록 만들고 영어로 글을 쓰게 한다. 학생들에게 영어 독서지수에 맞춰 영미문학 가운데 고전소설을 읽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여름 방학 동안 최소한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오늘은 11학년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제시한다. 여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길 바란다.

https://www.goodreads.com/shelf/show/11th-grade-summer-reading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11학년이라고 이 목록의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 제시한 책들은 수준이 다르다. 예를 들어 여기서 제시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Lexile 지수는 990이다. 학생의 독서 수준이 990 수준이면 이 책을 읽었을 때 75%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의 렉사일이 600대면 이 책은 다소 읽기 어려울 것이다.

존스타인 벡의 은 Lexile이 630이다. 이 책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읽을 수 있다. 반면 고등학교 학생들이 읽으면 너무 쉬워서 독서 흥미를 읽을 것이다.

이처럼 책마다 수준이 있다. 책의 렉사일에 맞춰 그 독서 수준을 갖고 있는 학생에게 추천을 하면 된다. 미국 대학 수학능력 시험인 SAT는 렉사일 지수 1330 수준의 영어 지문이 출제된다. 따라서 이 수준의 독서 능력을 갖지 못하면 SAT에서 결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독서가 필요한 이유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