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 불청객 ‘이명’…”무관심하면 덜 느껴”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귀는 우리 몸의 유일한 청각기관이며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감각을 관장한다. 우리가 소리를 듣는 경로는 외이(外耳, 곁귀), 중이(中耳, 중간귀), 내이(內耳, 속귀), 청신경, 뇌로 구성된 다섯 가지의 경로를 통해 듣게 된다.
청각(聽覺)은 출생 직후부터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고, 평형감각은 시각(視覺), 체성감각과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발달한다.
필자는 이명(耳鳴)이 있으며, 아내는 난청(難聽)이 있다. 이명(귀울림)이란 외부에서의 소리 자극 없이 자신의 신체 내부에서 들리는 소리를 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동네 이비인후과의원과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일상생활에는 별 지장이 없다.
이명으로 인해 귀가 먹거나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은 없으므로 필자는 이명에 대해 걱정을 버리고 무관심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내의 난청(청력 장애)은 심한 편은 아니지만 대학병원에서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치매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최근에 보청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보청기 가격은 한 개에 200만원, 300만원 그리고 400만원으로 아내는 귀에 삽입하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완전귓속형(CIC)’을 선택하여 양쪽에 800만원을 지불했다.
이명은 갑자기 혹은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에 따라 이따금씩 들리기도 하고 항상 들리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없어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성인 인구의 32-45%가 이명을 경험하며, 6-8%는 심한 이명으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기고 하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명의 종류는 자각적 이명과 타각적 이명으로 나눌 수 있다. 자각적 이명은 감각신경성 이명으로 환자 자신만 느끼며, 주로 “윙”, “삐”, “쏴” 등으로 표현되며 이명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이명이 발생하는 기전은 여러 원인 즉 소음이나 약물(이독성 항생제), 청신경의 노화 등에 의해 손상 받은 내이(內耳) 세포 혹은 청신경에서 비정상적으로 잡음이 만들어 진다.
또는 정상적으로도 내이 세포가 외부에서의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전기적으로 약간 흥분된 상태에 있을 때 만들어지는 소리를 자각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각적 이명(체성 소리)은 이명 환자의 10% 미만에서 나타난다. 타각적 이명에는 중이(中耳)나 이관(耳管) 내에 있는 근육의 경련에서 비롯되는 ‘근육성 이명’과 귀 주위의 혈관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이명’이 있다.
근육성 이명은 중이에 존재하는 근육이 특별한 원인 없이 일정 기간 경련이 나타날 때 “딱딱” 하는 이명이 들리게 된다. 대개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사라지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근육 이완제 복용, 근육의 수술적 절개 등으로 치료한다. 이관 주위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에도 “딱딱딱” 하는 클릭음이 들린다. 이때도 근육이완제 복용이나 근육경련방지 약물의 주사에 의해 치료한다.
혈관성 이명은 중이와 내이에는 경동맥(頸動脈)과 경정맥(頸靜脈)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이들 큰 혈관의 박동이 귀를 통해 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이명이 자신의 맥박과 동일한 박자로 들리게 된다. 혈관성 이명은 주로 열, 빈혈, 심한 고혈압이 있는 경우, 혈액 순환이 빠르고 그 양이 증가하여 발생한다. 또한 중이염, 갑상선기능항진 혹은 저하증, 고지혈증 등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이명은 성인 인구의 1/3 이상이 느끼며, 심지어 이명을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94%는 관심을 가지고 들으려 할 때 이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검사 등을 통해 종양이나 혈관이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이명은 크게 염려할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대뇌(大腦)가 지닌 유연성으로 이명이 들리지 않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너무 피곤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우리가 소리를 듣는 경로는 외이(겉귀), 중이(중간귀), 내이(속귀), 청신경(聽神經), 뇌(腦)로 구성된 다섯 가지의 경로를 통해 듣게 된다. 외이와 중이는 외부의 소리를 내이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내이는 소리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청신경은 내이에서부터 뇌간이라 불리는 뇌조직 사이에 위치하며, 내이에서 만들어진 전기적 자극은 청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최종적으로 소리를 감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