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58] “재능대 경영 전권 위임한 박성훈 이사장 덕택”

2018년 2월 13일 제46회 학위수여식에서 박성훈 이사장(오른쪽)과 이기우 총장(왼쪽).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이사장상은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호텔관광과 이도경 졸업생, 우수 취업 졸업생으로는 항공운항서비스과 양성은, 실내건축과 박인태 졸업생이 선정되어 각각 장학금 100만원을 받았다.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4선 총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가능하세요?”

총장을 네 번 연임한 데 대해 많은 사람이 놀라면서 나에게 건네는 말이다. 오너 총장이 아니면서 4선 총장을 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나는 4선 총장 축하 인사를 받을 때마다 박성훈 이사장의 철학을 소개한다. “재단 이사장님이 정말 훌륭하십니다. 이사장님이 저에게 대학 경영의 전권을 위임하시고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박성훈 이사장은 교육 기업 재능교육의 창업자로서 교육 기업가로 성공하신 분이다. 스스로학습을 개발하고 『스스로학습이 희망이다』라는 책까지 발간했다. 박성훈 이사장은 학습지를 통해 사교육에서 스스로학습법을 전파하며 교육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공교육으로도 스스로교육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인천재능대를 인수했다.

인천재능대의 건학 이념도 “모든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유능한 인재로 양성될 수 있다”는 스스로교육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박성훈 이사장은 총장이 재능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변함없이 지원해 왔다.

“대학 경영의 전권을 줄 테니 총장이 소신껏 일하세요. 좋은 대학을 만들어 주세요.” 이사장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씀이다. 나를 믿고 모든 권한을 위임하여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특히 인사·재정·학사 등 대학 운영 전권을 위임받은 내 사례는 국내 대학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어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나는 나와 같은 사례가 우리나라에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몇 년으로 하나의 대학을 책임지고 경영하여 성과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긴 시간 제대로 된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총장을 오래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일을 열심히 해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한 대학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얼마 전 새로 총장이 된 분이 인천재능대학교 발전 사례를 연구하고 나서 성공 요인을 재단 이사장과 총장의 환상적인 하모니라고 분석했다.

“인천재능대학교의 가장 대표적 성공 요인의 하나로 ‘외부에서 역량 있는 교수를 스카우트해서 특별 채용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혁신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교내 구성원만으로 혁신을 하기에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인천재능대는 필요하면 총장이 외부 인력을 과감히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특별 채용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재단에서 허용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의 재단은 총장에게 이러한 인사권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인천재능대학교의 이사장님께서는 이기우 총장님께 인사권뿐만 아니라 재정권까지 모든 권한을 주셨더군요. 이러한 점들은 이사장님께서 이기우 총장님을 신뢰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고, 나아가 이사장님께서 오직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권한 위임을 하셔서, 어떻게 하면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대학 교육 경영의 대표적 모델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내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박성훈 이사장님은 친인척을 학교 경영에 관여시키지 않습니다. 인사를 총장에게 사심 없이 맡기고 학교 운영을 일임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사장님은 지금까지 학교에 투자만 하고 단 1원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으시지요. 이처럼 총장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인천재능대학교가 1등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총장실로 들어오는 학교 2층 복도와 13층 회의실에 박성훈 이사장의 사진을 걸어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다니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다진다. 나를 이 학교로 불러 준 분이고 나에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전권을 준 분이다. 그런 분의 사진을 보면서 나는 늘 마음을 다잡는다. ‘열심히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죄짓지 말아야 한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이들을 키워야 한다.’ 이런 점들이 나를 붙들어 주는 역할을 했기에 흔들림 없이 학교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재능대 총장 퇴임 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수도권 취업준비위원회 전문대 위원들이 모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이기우 총장을 인천재능대에 두지 말고 3개월씩만 대학을 돌아가면서 경영하도록 하면 좋겠다”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 말을 전해 들으며 농담처럼 웃고 말았지만 내심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인천재능대에서 물러나면 ‘이제는 총장 자격이 아니라 학교 경영의 측면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학교에 가서 그동안 내가 쌓아 온 노하우를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전수해 주고 컨설팅을 해 주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교통정리는 내 장기이니까 학교 경영이 얽히고설켜 있을 때 정리하는 일을 아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개인적인 꿈과 계획을 세워서 온 적이 없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늘 그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무원 시절에도 9급 공무원에서 차관까지 오르면서 삼실철학을 바탕으로 ‘오늘 하루가 나의 인생’이라는 자세로 살다 보니 공무원 신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재능대학교 4선 총장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그곳이 어디든 내가 필요한 곳에서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역량을 쏟아붓고 싶다. 먼 훗날의 내 묘비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을 것 같다.

‘여한 없이 일하다가 떠난 사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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