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과 확성기 방송 중 어느 게 더 위력적?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2004년 4월 남북군사회담은 확성기 방송을 제거하고자 하는 북한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졌다. 방송내용은 북의 심기를 거슬릴 것이 별로 없었다. 일기예보 등 평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북에서는 상상하기 어렵게 지역마다 일기예보가 신통하게도 맞았다. 북한 확성기는 출력이 낮아 우리 병사에 잘 들리지도 않고, 별 관심도 끌지 못한다. 우리 방송은 북한군 후방에까지 잘 들린다. 북한군 병사들은 이 예보에 맞추어 생활했으며 간부들까지도 한국 노래를 따라 흥얼거렸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함께 계신다”는 존엄구호였다. 우리는 북의 자세를 보기 위해 존엄구호의 철거를 요구했다. 개성 근처에 있는 노동당사의 존엄구호도 휴전선에서 보인다고 문제제기를 하였다. 북한은 놀랍게도 이 요구도 수용했다.
확성기 방송을 중지시키려는 북의 입장은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의 제의에 따라 확성기 방송 중단을 들어주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최근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려다 바로 중단했다. 파괴력에 있어서 대북전단은 확성기 방송에 비해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니다.
한편 북한은 줄기차게 평화조약이 맺어지면 주한미군 철수로 연결되어야 된다고 주장해왔는데, 주한미군은 북한만이 대상이 아니다.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의 안보를 보장하는 주춧돌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방파제다. 평택 이전에 따라 주한미군은 새로운 도전에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