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조정민 목사의 팡세 ‘사람이 선물이다’

조정민 목사. MBC에서 사회부·정치부 기자, 뉴스데스크 앵커 등을 거쳐 iMBC 사장을 역임한 뒤 2007년 종교인의 길로 들어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트위터에는 7만명이 넘는 팔로워(follower·구독자)가 등록돼 그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조 목사가 작년 8월 낸 <사람이 선물이다>(두란노서원 2011년 8월11일 발행)는 그가 트위터에서 나눈 이야기를 묶어놓은 것들이다.

“힘들 때나 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냥 들러서 죽 읽어보라고 대화를 DM(Direct Message)으로 돌렸고, 종일 틈틈이 묵상하다 떠오른 단상이 두세 줄이었을 따름입니다. 제가 방황했던 길, 제가 힘겹게 찾은 길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 길을 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떠밀지 않았습니다.”

그의 글은 마치 파스칼의 <팡세>를 읽는 느낌을 준다.
올 봄까지 모두 40쇄 가까이 발행한 이유를 짐작하게 해준다.

행복 인생 영혼 믿음 지혜 사랑 관계 고난 돈 비전 등 모두 10개 장으로 나뉜 책은 길어야 140자 이내의 트위터에 담긴 만큼 아주 쉽게 단숨에 읽을 수 있다.

필자가 읽은 후 밑줄 그은 문장들을 소개한다.
독자들께서도 공감하며 감동을 받으시리라 믿는다.

01 행복은 가난한 마음이다.
감사 웃음 겸손 나눔 칭찬 쉼

감사가 넘치면… 죽음의 형장을 걸으면서도 시를 읊습니다.
불만이 가득하면… 홍수 속에 가까스로 구조되고도 구조대 늦었다고 욕합니다.
아! 감사를 잃은 인생의 가난함이란….

웃는 것만으로도 세상 살 자격 있습니다. 웃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족합니다. 갓난아기는 웃기만 해도 온 가족이 기쁩니다. 힘들어도 그냥… 웃어보세요. ^^

초(超)상식은 나를 비난하는 사람 칭찬합니다.
나를 속이는데 믿어줍니다.
나를 이용하는데도 멀리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상식으로 유지되고 초(超)상식으로 뒤집힙니다.

02 인생은 성숙이다.
사람 선택 교훈 우선순위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만큼 내 영혼을 들여다보았다면, 내 몸을 돌보는 만큼 내 영혼을 돌보았다면… 내 삶이, 그리고 이 세상이 과연 이럴까.

아무 도움이나 청하지 마세요. 아무 손이나 잡지 마세요. 아무 돈이나 받지 마세요.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있지 않은 열매는 독성이 숨어 있어 언젠가 나를 해칩니다.

그토록 비난만 하더니 결국 슬그머니 차지한 것이 기득권입니다. 기득권을 누리면 이상하게도 감사가 줄고 불만이 늡니다. 버리면… 비로소 눈의 비늘이 벗겨집니다. 회복은 기득권 포깁니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아내 바꾸어 놓겠다며 눈초리를 들었고, 마흔에는 아이들 바꾸고 말겠다며 매를 들었고… 쉰에야… 바뀌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 다 내려놓았습니다.

아름다운 삶은 얼마나 얻고 무엇을 이루었나가 아니라 얼마나 주고 무엇을 버렸느냐에 달렸습니다.

어디서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디서 죽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얼굴로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얼굴로 죽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선택이 삶의 선택입니다.

목표를 잃는 것보다 기준을 잃는 것이 더 큰 위기입니다. 인생의 방황은 목표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준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안 보면 세상을 알 수 없고, 보면 세상을 잘못 알게 되고… 미디어세상의 딜레마입니다.

한 인디언 마을의 체벌은…
주민들이 모두 한 마디씩
그 사람의 일생 중 가장 좋았던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 얘기를 다 듣고 나면…
‘전에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희망이 있구나.’
다 회복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을까요?
집에서라도….

03 영혼은 성소이다
말 생각 인격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가 먼저입니다. 세상의 숱한 문제가 잘못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긴 결과입니다.

왜 소리가 큽니까? 부딪치는 알갱이 때문입니다. 곱게 빻아져서 가루가 되면 소리 나지 않습니다. 내가 여전히 소란스러운 까닭은 내 안에 아직 부서져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괜찮습니다.”
“평안합니다.”
“기쁩니다.”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옥에서 못 듣는 말입니다.
감옥이 아닌데도 이런 말들이 사라졌다면…
세상이 감옥같이 변하는 조짐입니다.

얘기를 들을 때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그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알아듣고 제때 응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청산유수가 아니라 “네”, “아니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네 마디를 필요할 때 적절히 쓸 줄 아는 사람이라는데… 말이 많아 탈이 많은 세상입니다.

평생 공직생활을 하신 분의 귀띔입니다. “등 뒤에서 제 험담하지 않는 사람이 친구고, 저 없는 데서 제 칭찬한 사람은 생명의 은인입니다.” 누군가의 친구나 은인이 돼보세요.

04 믿음은 평안이다
예수 기도 십자가 우상

믿음은 있는 것을 보고, 불신은 없는 것을 봅니다. 믿음은 가능성에 눈 뜨고, 불신은 불가능에 주목합니다. 믿음… 가장 큰 인생의 자원이고, 불신… 인생 대부분의 장애물입니다.

십자가는 목걸이가 아닙니다. 십자가는 첨탑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죽음의 형틀입니다. 내 욕망 하나 못 박지 못하고, 내 성질 하나 죽지 않는 십자가는 정말… 십자가가 아닙니다.

05 지혜는 나를 보는 거울이다
진리 성찰 내려놓음 반성

자랑은 남의 입을 통하면 겸손이고, 내 입을 통하면 교만입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랑해봐야 군더더기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자랑할수록 더 싫어하니, 자랑… 정말 도움이 안 됩니다.

인간이 바꿀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과거… 해석에 따라 바뀝니다. 미래… 결정에 따라 바뀝니다. 현재… 지금 행동하기에 따라 바뀝니다. 바꾸지 않기로 고집하면… 안 바뀝니다.

내 일에 성실한 사람은 생활인입니다. 신의 일에 뛰어든 사람은 신앙인입니다. 내 일을 신의 일로 속이는 사람은 종교인입니다. 무슨 일이건… 경계가 없는 사람은 성인입니다.

나를 과대평가하는 말에 화를 내지 않았다면, 나를 과소평가하는 말에도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사람들의 칭찬에 묶이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비난에도 묶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 가장 필요한 준비는 태도이고, 무슨 일을 맡기건 마지막 살펴야 할 준비는 인격입니다.

한 일본 기업인이 계속 의심하고 따지는 한국 기업인에게 긴 침묵 끝에 말했습니다. “저는 일본 사람입니다.” 우리도 세상 어디서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비판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혼자 그렇게 살 수 있습니다. “격려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그러면… 둘 다 웃으며 살 수 있습니다. 비판으로 세워진 사람보다 격려로 세워진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내가 별로 한 일이 없는데 결과가 너무 좋으면 눈을 크게 뜨세요. 누군가 나를 몰래 도왔거나 아니면 나를 사로잡으려고 덫을 놓은 것입니다.

“무청은 늙으면 시래기가 되고 사람은 늙으면 이알이가 됩니다.” 이알이, 이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월요일인데… 웬만하면 선배한테 먼저 인사하고, 일부러 많이 물어보세요. 경험과 관계를 함께 얻습니다. 참, 이알이는 만든 말입니다. ^^

한눈에 남의 결점 보는 사람은 예리한 사람입니다. 보고 비판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냥 덮어주는 사람은 푸근한 사람입니다. 그 결점 보완해주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돕고도 말이 없으면 거룩한 사람입니다.

지난 번 여행 중에 비행기 맨 뒷좌석 화장실 앞에 앉았습니다. 내릴 때 줄이 길어 앞 사람이 꼼짝도 않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비행기 뒷문이 열렸습니다. 맨 뒤에 있던 제가 제일 먼저 내렸습니다. 꼴찌도 때로는 큰 경쟁력입니다.

강을 건너면 배는 버립니다. 고마워서 배를 지고 갑니까. 당신을 훌쩍 떠난 사람 있거든, 내 역할 다했거니… 여기세요. 복수는 무슨… 조용히 쉬세요.

죽을힘을 다해 싸우면 둘 다 죽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사랑하면 둘 다 삽니다.

06 사랑은 사람이 하나님과 나눠 가진 성품이다
자아 가족 희생 건강

MS는 윈도우가 OS입니다. APPLE은 MAC이 OS구요. 하나님의 OS는 사랑입니다. 그 형상 닮은 인간의 OS도 사랑입니다. 참된 부성도 모성도 그래서 사랑입니다. 그러나 부패한 인간의 OS는 권력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하라고 말하고, 겸손하지 않으면서 겸손하라고 가르치고, 앞서 가지 않으면서 나를 따르라고 명하니… 세상이 어지럽구나!

중독은 사랑의 결핍입니다. 폭력은 사랑의 갈증입니다. 음란은 사랑의 왜곡입니다. 사랑이 메말라 병들었는데 무엇으로 치유합니까? 사랑에 목말라 신음하는데 이 많은 물건이 무슨 소용입니까?

큰 나무 밑에서는 작은 나무가 못 자랍니다.
그러나 큰 사람 곁에서는 더 큰 사람이 자랍니다.
청출어람의 사랑입니다.
사람의 성장과 성숙을 돕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습니다.
요즘 누구를 사랑하세요?

세상과 소통하느라 아내와의 소통을 잊지 말고, 무수한 웹과 앱 얘기 듣느라 아이들 얘기를 흘려듣지 말고, 수많은 사람들 메시지를 찾느라 소중한 사람들 메시지를 놓치지 말자!

열흘간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지켜보니… 외과계는 회복해서 병실로 가는 분이 많고, 내과계는 시트에 덮여 안치실로 가는 분이 많아요. 속병이 외상보다 중병인가 봐요. 속병 더 조심하시고 건강한 것 감사하세요.

07 관계는 수용이다
리더십 공동체 오해 충고

효율, 효율 하지만… 해묵은 갈등보다 더 큰 비효율이 없고, 신속한 화합보다 더 큰 효율이 없습니다.

남을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내가 결론을 내야 끝내는 사람, 내 기준에 모두를 굴복시키는 사람, 주목 받지 못하면 못 견디는 사람,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비교하는 사람… 불쌍한 사람입니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다 누렸던 솔로몬의 회고입니다. 물안개 같고 들풀 같은 끝을 안다면 그렇게 작은 것, 그토록 하찮은 일로 다투겠어요. 웬만하면… 더운데 참으세요.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몽둥이가 아니라 빗자루입니다.
몽둥이 휘두르면 사방에 선혈만 낭자하고…
빗자루로 내 주위만 쓸자…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래, 쓸면서 투덜대지 말자! 쓰레기 버린 사람 욕하지 말자!”

한 팀인데 경기 중에 서로 비난하면 집니다. 가까운 사람, 함께하는 동료도 비난하면 집니다. 혼나야 마땅하지만 어깨 한번 두드려 주세요. 기회는 또 있다고… 그 위로와 격려가 새 일을 이루고 기적을 만듭니다.

제가 25년간 언론인 생활하는 동안 누가 저를 가장 많이 찾아왔을까요? 자기 자랑하러 오는 사람과 남의 험담하러 오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 지나보면 자랑도 거짓이요, 험담도 거짓입니다. 두루 사람 찾아다니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세요.

천사와 천적… 둘 다 하늘이 내린 사람입니다. 천사는 내 부족을 소리 없이 메워주고 천적은 내 모난 것을 깎아서 인격을 다듬어 줍니다.

위대한 사람은 그 일에 관해서 말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 일의 진실을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 일이 알려진 대로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위대한 사람은 실제로 그 일을 해내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리더인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문제는 보고 해결하겠다고 나서면… 직책이 무엇이건 당신이 리더이고, 문제를 보고 문제점만 지적하면… 직책이 무엇이건 리더는 아닙니다.

“난 별로 한 게 없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 남은 경기 대비가 더 시급하다.” 허정무 감독은 진정한 리더입니다. 가장 큰 짐을 지고 죽도록 고생하고 승리의 순간 겸손합니다. 책임은 내가 지고 상급은 다른 이에게 돌리는 리더를 존경합니다.

08 고난은 용기의 출발점이다
고난

건물은 지하의 깊이가 고층의 높이를 결정하고, 인생은 고생의 깊이가 인격의 높이를 결정하며, 민족은 고난의 깊이가 영광의 높이를 결정합니다. 우리의 고난은… 그냥 겪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다윗의 가장 큰 행운은 골리앗을 만난 이후에 시작되었고, 다윗의 가장 큰 시련은 골리앗을 이긴 뒤에 시작되었습니다.

“생선이 소금에 절임 당하고, 얼음에 냉장 당하는 고통이 없다면 썩는 길밖에 없다” 정채봉 선생은 고통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고통은 방부제입니다. 고통은 경보기입니다. 고통은 선물입니다. 고통은… 생명의 사인입니다.

09 돈보다 사람이 크다
돈 교만 권위

기쁨으로 쓰는 돈은… 돈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감동으로 드린 돈은… 돈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돈을 버는 사람과는 동업자가 되고, 돈을 이긴 사람과는 친구가 됩니다.

10 비전은 생명이다
꿈 열정 소명 습관 승패

10년 지나서도 이 일이 여전히 중요하다면 지금 시작하세요.
10년 후에는 기억조차 없을 일이라면 다시 생각하세요.

코이라는 물고기는 어항에서 5cm, 연못에서 20cm, 강물에서는 1m까지 자랍니다. 코이는 어떤 물에서 살지 선택할 수 없지만 사람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꿈은 사람이 선택하는 환경입니다.

전심을 다하면… 일이 이뤄져도 좋고 이뤄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전심을 다하지 않으면… 일이 이뤄져도 기쁨이 없고 이뤄지지 않으면 우울합니다.

이상한 열정의 사람이 정상적인 사람을 이끌어 갑니다. 뜨거운 신념이 미지근한 생각을 사로잡습니다. 아무 신념, 아무 열정이나 따라 나서지 마세요. 묘지에는 정신없이 따라 갔다가 어이 없이 인생 마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면 차라리 쫓겨나세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면 물건도 귀찮아요. 차든지 뜨겁든지 하세요. 미지근한 것이 화근입니다.

부를 소, 목숨 명… 소명은 목숨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부릴 사, 목숨 명… 사명은 목숨을 쓰는 일입니다. 할 만한 가치가 있고, 해야 할 의미가 있는 일이면 무슨 일이건… 목숨을 거는 일입니다.

이 일 내가 반드시 해야 하나? 왜 꼭 지금 해야 하나? 왜 이런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그 생각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내 손을 떠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일은 내게 오지 않습니다.

옳은 방법으로 실패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입니다. 그릇된 방법으로 성공하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입니다. 어떻게 압니까? 더 지나보면 알고 더 살아보면 알고… 역사가 압니다.

꿈의 사람…
고난 속에서도 고난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열정의 사람…
사람들 속에서도 사람들 시선에 묶이지 않습니다.
비전의 사람…
세상 속에서도 세상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이상기 기자 winwin0625@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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