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소동’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인 5월 1일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이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정은 소동’을 통해 많은 것이 드러났다. 승자는 역시 미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소식에 대해 모른다는 말만 계속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잘 되기 바란다”는 이야기를 계속 흘렸다. 핵을 두고 김정은과 협상하겠다는 전략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싱가포르 no deal과도 같은 강경책도 쓰지만 접촉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가을의 대선까지는 이 입장은 지속될 것이다.

중국도 역시 실수하지 않았다. 평양 주재 외교·정보망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중국이 실수할 리가 없다. 오히려 코로나 극복을 위해 대규모 의료진을 북한에 보내주었다.

김정은은 많은 것을 얻었다, 서방의 대북 전문가에 의해 김여정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독재권력은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리설주는 고모를 더 경계할 것이다. 이번에 서기실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반색하게 되었다. 김대중 정부 이래로 대북 인간정보망(휴민트)은 거의 붕괴되었다. 미국은 그전까지 대북 인간정보는 한국에 많이 의존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반대다. 오히려 한국을 통해 많은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간다.

김정은 위원장 사망을 증언하던 태영호 지성호 등 탈북자들이 무색하게 되었다. 박범계 의원 등은 이들에 책임지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김일성이 죽었을 때 통상의 ‘중대방송’이 아니라 ‘특별방송’이 있겠다는 한마디에서 정보기관의 대북 전문가들은 무언가 있다고 집었다. 국가 정보기관과 소식통은 다르다. 태영호(태구민)이 국회에 들어가면 국정원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정보 획득이 어렵게 된 상황에서 그는 여전히 우리에 중요한 자산이다.

히틀러 암살소동이 떠오른다. 슈타우벤베르크 대령에 의해 설치된 폭탄은 분명히 폭발했다. 히틀러를 암살하려던 음모자들은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건졌다. 친위대 중령에 의해 히틀러가 살아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히틀러는 오히려 반대자들을 일소할 수 있었다. 의거자들은 시체를 보고나서 행동했어야 했다. 독일군 장교는 임관 전 슈타우펜베르크 등이 희생된 장소를 찾아 국가를 위한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린다.

어쨌든 김정은의 有事는 북한 당국의 특별방송 이전에 섣불리 판단할 것이 아니다. 김정은은 분명히 제대로 걸어 다녔다. 100kg 넘는 체중은 여전히 시한폭탄이다. 김정은 급사에 기대하는 것은 요행이다. 정책이 요행에 기반을 둘 수는 없다.

우리는 이번에 북한의 위기관리에 대해서 생생한 정보를 얻었는데, 이것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응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김정은 소동을 냉정히 판단하면 얻은 것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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