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출신 체스 심판 “히잡 쓰지 않으면 감옥행···여성혐오 정책 멈춰달라”

2020년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체스선수권대회 심판을 보고 있는 이란 출신 바야트, 히잡을 쓴 사람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체스선수권대회의 심판을 맡은 이란 출신 쇼레 바야트(Shohreh Bayat, 32)가 이란 정부로부터 자국 내 복장 규정을 어긴 혐의로 체포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현재 바야트는 영국에 망명 중이다.

바야트는 대회 직후 자신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자 영국으로 망명을 신청했다. 문제가 된 사진 속 바야트의 히잡은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못한 것으로 나와있다.

바야트는 이에 대해 “이란 매체들은 내 히잡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각도에서 촬영했고 그들은 내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고 BBC 라디오에서 밝혔다. 이어 바야트는 “히잡 문화는 내게 상처만을 주는, 정부에 의해 강요된 여성혐오적인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히잡을 벗어던진 바야트

바야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체스는 논리와 비판적 사고를 요구하기에 나는 고통에 대한 질문 없이 맹목적으로 신을 믿는 믿음에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자신이 이슬람 근본주의파와 대척점에 서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영국으로 망명한 바야트는 현재 대회 당시 착용한 히잡을 버린 상태로 알려져 있다. 바야트는 23일 BBC 인터뷰에서 “나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최근 나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은 매우 고통스러웠으며 이란에 거주하고 있는 나의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히잡의 유래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는 주제다. 이같은 논란은 코란의 다양한 해석에 기인한다. “가슴을 가리는 머릿수건을 쓰라”는 코란의 율법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정숙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통용되지만,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의 히잡 착용이 법으로 강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