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 보호’ 명분 라카인·친주 5곳 인터넷 또 차단
당국 “안보상 필요”…’로힝야 보호 조치’ ICJ 명령과 반대 행보?
[아시아엔=편집국] 미얀마 정부가 소수 종족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서부 라카인주 및 친주(州) 5개 지역 내 인터넷 접속을 다시 차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월 5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동통신업체인 노르웨이의 텔레노르 그룹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 운송통신부가 라카인·친주 5개 지역 인터넷 서비스를 향후 3개월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라카인주 마웅도 등 4개 지역과 친주 1개 지역은 지난해 6월부터 2~3개월간 인터넷 접속이 끊겼다가 정부군과 반군간 평화회담 분위기 속에서 차단 조치가 해제된 바 있다.
텔레노르측은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이 안보상 필요와 공익을 차단 이유로 들었다”면서 “라카인·친주 내 또 다른 지역 4곳은 지난해 6월부터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미얀마 운송통신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 통화에서 “지난해 8~9월 상황이 안정돼 5개 지역에 대한 인터넷 차단 조치를 철회했지만, 이번에 필요가 생겨 차단 명령을 다시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넷 차단 조처는 1월 23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로힝야족 집단학살을 막기 위해 미얀마 정부에 대해 권한 내의 모든 조처를 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2017년 8월 당시 미얀마군은 라카인주에서 종교적 탄압 등에 반발한 로힝야족 반군이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집단 성폭행, 학살, 방화가 곳곳에서 벌어져 로힝야족 마을들이 초토화되고 수천명이 사망했다. 사태 여파로 로힝야족 7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으며, 미얀마에도 수십만명이 당국의 철저한 통제를 받으며 살고 있다. 또 라카인주 등에서 정부군과 반군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도 이번 조처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