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의 ‘시리아 쿠르드족 침공’은 국내 지지 확보용?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최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 지역을 점령하여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의 개입으로 군사작전은 중지됐다. 국제정치 평론가들은 에르도안의 시리아 외교가 쿠르드 독립을 막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에르도안이 시리아 쿠드르 지역 점령을 결정한 뒤에 반쿠르드 정책이 있었다는 말인가?

중동에서 쿠르드 민족은 터키, 시리아, 이라크 등 4개국에서 살고 있다. 각 나라에서 쿠르드 민족의 이해관계는 다르고, 독립에 대한 열망도 온도차이가 있다. 이라크에서는 독립을 위해 국민투표까지 하여 독립 직전 단계에 이른 ‘이라크 쿠르드’와 터키 관계는 매우 온건하다. 반면 독립을 외친 적이 없는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시리아 쿠르드’와 터키정부는 사이가 매우 나쁘다.

더군다나 터키정부는 시리아 쿠르드를 대표한 YPG(인민수호부대)를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를 적대시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터키에서 활동하고 그동안 터키정부군과 치열한 충돌을 일으킨 PKK(쿠르디스탄노동당)이라는 단체는 YPG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터키 입장에서 더 심각한 것은 YPG의 상징적인 지도자 마줄룸 코바니가 전직 PKK 대원이란 점이다.

터키정부 입장에서 YPG는 이라크 쿠르드처럼 국가조직으로 변신한 순간 안보차원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변수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는 터키정부의 시리아 북부 군사 작전이 쿠르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쿠르드 문제가 이 군사작전의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에르도안 정부는 이스탄불, 앙카라 등 터키 3대도시에서 큰 패배를 보았다. 특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선 재선거 끝에 시장 자리를 야당에 내줬다. 재선거 때는 이전 선거에 비해 더 큰 표차로 야당이 이스탄불을 획득하게 되었다.

민심이 바닥까지 떨어진 에르도안에게 터키에 와있는 4백만 시리아 난민은 딱 좋은 화풀이 대상이다. 하루가 다르게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에르도안으로선 외부에서 적을 만들고 그 적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신의 한수’와 다름 없는 일이다. 시리아 쿠르드 지역 군사적전이 바로 그 신의 한수가 된 것이다.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 진입한 순간 그 누구도 에르도안 정부를 비판하지 못했다. 언론은 이미 정부가 장악한 상태에 있다. 전쟁과 관련해 에르도안 정부를 비판·비난하는 것은 반역죄와 다름 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한편 이번 군사작전에는 정치적·경제적 측면에서 이득이 있는 점도 있다. 터키 내 사회문제가 된 4백만 시리아 난민 가운데 일부가 갈 곳이 생긴다는 점이다. 시리아 북부 지역을 점령한 후 국제 펀드를 활용해 난민 거주지를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건설 사업은 악화일로의 터키경제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쟁은 돈벌이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엔 편집장,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의 저자, twitter.com/alpagosin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