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사법개혁 법안’ 부의, 직권 상정···꼰대정당들의 꼰대질 언제 끝날까?

문희상 국회의장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고사성어는 ‘배에 표시를 해 놓고 칼을 찾는다’는 뜻이다. 시대나 상황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낡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 ‘찰금편’(察今編)에 나온다.

초(楚)나라 사람이 강을 건너다가 칼이 배에서 물속으로 떨어졌다. 그는 급히 뱃전에 칼자국을 내어 표시를 하면서 말했다. “여기가 내 칼이 떨어진 곳이다.” 배가 뭍에 닿자 칼자국이 있는 뱃전 밑 물속으로 뛰어들어 칼을 찾았다. 배는 움직였고 칼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처럼 칼을 찾으니 어찌 의아하지 않겠는가.

옛 법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국회는 공수처법을 가지고 저 난리들이다. 시대는 지나갔지만 그 법은 변하지 않았으니 이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면 어찌 국민들이 편안할 수 있겠는가? 그런 정치를 하는 정당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간혹 그들을 꼰대정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꼰대라는 말은 늙은이, 기성세대나 선생을 뜻하는 은어이자 비칭(卑稱)이다. 아예 ‘타인을 무례하게 하대하는 노년층의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다. 그리고 꼰대라고 불릴 법한 범죄자들이 하는 짓들을 ‘꼰대질’이라고 한다.

이렇게 꼰대들은 사회적 약자와의 의사소통은 거부하기 쉽다. 약자가 강자와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거슬리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괘씸죄를 적용한다. 그리고 계약을 끊어버리거나 욕설, 고함 등 폭언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자들의 고충을 막아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가 권력이 없어서 괴롭힐 수 없는 상황이면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도 않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도 않으며, 약자가 먼저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사소통을 시도하더라도 권위를 내세우며 경청을 거부한다. 또 마음대로 일이 안 돌아가도 자신이 정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거를 대어 설득하지를 못한다.

이 때문에 대화로 이길 생각을 포기하고 비방과 욕설, 폭력으로 대응한다. 또 꼰대들 대부분은 구시대 사고방식에 대한 집착이 짙다. 그렇기 때문에 신시대를 맞은 아랫사람들에 비해서 오히려 관용적이지 못한 편이다.

요즘 우리나라 정당들이 이런 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정치의 본령이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인데 이렇게 불편하게 하니 차라리 국회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10월 19일 문희상 국회의장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사법개혁 법안’을 두고 극한대립을 하는 것을 보다 못해 이 안건들을 12월 3일 국회 본회의로 넘기기로 발표했다.

꼰대정당들이 이 법안을 두고 합의 처리를 못하고 극한적인 꼰대질을 멈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제는 12월 3일이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자동 부의돼 또다시 4월 30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었을 때처럼 볼썽사나운 짓으로 국민들에게 불쾌감을 안겨 줄 것 같다.

제발 이제는 우리 정당들이 꼰대질을 멈추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라도 법안에 문제가 있으면 힘을 합해 온전한 법안으로 다듬어 국민들의 박수와 함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의 정당들은 꼰대정당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양당구조는 각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정당이 일관적인 정책을 펴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당마다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마구 섞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선거때마다 신당이 생겨나고 정치인들이 눈앞에 보이는 개인의 이해득실에 의하여 보따리를 꾸리는 이합집산 행위가 빈번하다. 이와 같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정치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

우리 정치인들이 꼰대의 틀을 벗고 ‘각주구검’의 우(愚)를 범하지 않으면 좋겠다. 모략으로 남을 공격하지 않는 진정한 애국자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