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피살 주영욱씨, 현지 언론 반응은···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필리핀에서 한국인 여행 칼럼니스트 주영욱(58)씨 피살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국내 여론은 하루 종일 필리핀에 집중돼 있었다. 물론 필리핀 현지언론에서도 한국 언론만큼은 아니지만 다뤄졌다. 하지만 그동안 벌어졌던 한국인의 사망사고나 범죄 관련 기사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마닐라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주영욱 칼럼니스트 사망 소식이 알려진 21일(현지시간) 이후 현지 언론에서 죽음과 범죄와 관련해 보도된 한국인은 주씨만이 아니었다. 불법체류로 체포된 한국인, 자살 한국인, 피살 한국인은 등 여러 명의 소식이 전해졌다.
필리핀 메이저 언론 가운데 하나인 <인콰이어러>는 21일(현지시간) 영문판에서 “한국인 여행칼럼니스트 주영욱씨가 리잘주 안티폴로시의 한 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주씨는 테이프로 손이 묶인 채 머리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필리핀 언론이 보도한 한국인은 주씨 말고 1명이 더 있었다. <필스타>와 <인콰이어러> 등은 제너럴산토스시 소재 한 나이클럽에서 한국인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출입국사무소 포르투나토 마나한 정보국장은 “장석주로 알려진 한국 국적 남성이 13일(현지시각) 그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에서 체포됐다”며 “장씨는 나이트클럽에서 매춘시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비자는 1월19일 만료된 상태였다”고 발표했다.
이들 매체는 “출입국사무소에 의하면 장씨의 클럽에 고용된 필리핀 여성 22명도 함께 체포됐으며, 그들은 손님들에게 외설적인 행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콰이어러>는 22일(현지시각) 또 다른 한국인 남성의 죽음을 전했다. 창문에 목맨 채 숨져있는 한국인 남성을 청소차 방문한 가사도우미가 발견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매체는 “루손지역 경찰에 따르면 숨진 채 발견된 남성은 앙헬레스시에 거주하는 한국인 김대성(40)씨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2016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필리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게 사망 또는 범죄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필리핀 현지 언론에서 주영욱 칼럼니스트 피살사건이나 불법행위로 체포된 장씨 등은 그 가운데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일각에서는 필리핀 현지언론에 비춰지는 한국인들이 한인사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 할까 우려하고 있다. 현지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한국인들은 한인사회 이미지를 형성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은 여론을 대변하는 창구이면서 동시에 여론을 형성하는 도구가 된다.
네이버 ‘실검’ 1위를 장식할 만큼 한국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주영욱씨 사건도 필리핀에서는 유사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한국인 중 한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필리핀 사회가 한국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케 하고 있다.
이제 재외 공관의 역할에 대해 한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현지 언론(인)들과 평소 유대관계를 맺으며 한국사회를 이해시키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이번 주영욱씨 사건에 필리핀 언론이 적극 나선다면 사건해결이 훨씬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6년 10월 발생한 지익주씨 사건도 3년이 다 되도록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이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