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영욱씨 피살 필리핀에 영사 등 경찰파견 모두 10명, 전세계 55명 중 ‘18%’ 차지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유명 여행 칼럼니스트 주영욱씨가 필리핀에서 지난 16일 피살된 것과 관련해 경찰청은 21일 국제범죄 담당형사와 감식반 요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조사팀을 필리핀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에서 필리핀 경찰과 공조 또는 단독으로 범인 검거와 사후 대책 등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경찰청 ‘공동조사팀 급파’ 역시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는 영사 4명(해경 1명 포함)과 코리안데스크 6명 등 모두 10명이 파견돼 있다. 전세계에 파견된 경찰영사 55명의 18%가 필리핀에 몰려 있는 것이다.
초기부터 많은 경찰이 파견돼 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2명이던 것이 2015년 4명으로 늘어나고 2016년 4월 10명으로 늘었다. 당시 필리핀을 방문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살인·강도·납치 등 강력사건 발생이 잦은 실정을 국회에 보고해 예산확보를 하면서 10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피살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10명의 경찰이 파견돼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교민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 교민은 “2016년 10월 지익주씨 납치 살해사건 등 이후 수십건의 사건이 발생하도록 우리 경찰은 필리핀에 와서 시간만 때우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 2년 사이에 한국인 범죄피해가 줄어 대행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이 나서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민은 “대사관에 파견된 경찰들은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만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다 귀국하는 것 같다”며 “필리핀처럼 강력사건이 많은 나라의 경우 수사형사 파견이 더 필요한데, 실제로는 기획 파트에서 일하던 사람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은 “현재 필리핀의 경우 파견 경찰 10명 가운데 순수 수사통은 두명에 불과하다”며 “특히 경감 계급의 간부급이 주류를 이뤄 실제 사건 예방과 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며 “필리핀은 알려진 것처럼 치안이 안 좋은 곳이어서 교민이나 여행객이나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 위험한 일을 당할 지 모른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