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 위구르자치구 재교육수용소 ‘공산당 체제 교육’···이슬람 소수민족 탄압?

재교육수용소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위구르자치구 주민들. 이들은 대부분 이슬람신자들로 알려졌다. <사진=BBC화면 캡처>

BBC 현지 르포 “100만 이슬람교도 중국 공산당교육 받아”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영국 방송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이슬람교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체제교육 실태를 17일 방영했다.

이 지역은 중국 정부에 의한 이슬람교 소수민족 탄압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BBC는 “100만명의 이슬람교도가 중국 당국의 ‘체제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슬람 사원(모스크)은 사라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BBC는 “중국은 그동안 ‘이슬람교도 재교육시설’ 존재에 대해 부인해 왔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 취재진은 바로 이들이 수용돼 있는 재교육시설을 돌아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재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수용소의 교육현장을 생생히 보도했다. 1100만여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교육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교육수용소에서 음악수업을 받고 신장 위구르자치주 주민들. <사진=BBC화면 캡처>

중국당국은 그동안 “재교육 시설 수용 위구르족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성향을 띤 이슬람교도들로서 이들에게 중국어와 전통 춤, 미술 등 중국문화와 언어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BBC는 이날 “교육과정 대부분 중국체제 선전과 연관돼 있는 것들”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슬람교 소수민족이 수감된 시설에 대해 ‘재교육을 위한 수용소’(재교육수용소)가 아니라 ‘학교 시설’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재교육수용소에서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슬람종교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라며 “우리 역할은 그들의 극단적인 생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실제 범죄행위가 아니라 ‘사소한 잘못’이나 ‘범죄예방 교육’을 위해 수용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서방언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BBC는 실제 이날 수용자들에게 “당신은 스스로 선택하여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남성은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지만 실수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남성은 “나는 법에 대해 무지한 까닭에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우리 마을 공안이 이 학교에 등록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신장 자치구 외무담당 직원은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언제나 살인행위를 할 우려는 있는 법”이라며 “그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 예방교육의 정당성 및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재 재교육수용소 모습. <사진=BBC방송화면 캡처>

BBC는 “재교육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며 더욱이 재판도 받지 않은 채 수용돼 있다”며 “중국 당국은 사람들을 잠재적범죄자로 미리 낙인찍어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교육수용소에서는 수염도 기를 수 없고 종교활동도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교육 목적은 이슬람교도들의 종교적 신념과 이슬람 문화정체성을 바꾸는 데 있다.

재교육시설 피교육자인 한 남성은 “학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며 “공공기관에서는 종교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BBC는 “한 남성 피교육자는 중국어 시간에 ‘나는 중국공산당을 사랑한다’는 문장을 타이핑하고 있었다”며 “음악 수업에는 중국어로 시진핑 주석이 작사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 모위(Moyu)현 소재 재교육시설의 한 직원은 “학교의 목적은 사람들의 극단적인 생각을 바꾸는 것이며, 졸업 후 취업을 돕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세뇌교육 우려에 대해 “우리는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며 “단지 극단적인 요소 제거가 교육목표”라고 설명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 남서부 허톈현 소재 재교육시설 직원인 말레무티는 “외부에선 우리의 재교육시설을 수용소라고 얘기하는가 본데,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감옥이 세상 어디에 있는가?”라며 반문하고 “나는 그들이 얘기하는 감옥의 의미를 알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곳은 분명코 교육시설이다. 사람들이 중국어, 법, 기술 등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고 했다.

BBC에 따르면 1년 이상 재교육 시설에 있다가 현재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라히마 센베이는 “나도 무용, 미술, 중국어 등의 과목을 배웠다”며 “수업에 불만을 표시하면 더 험악한 곳으로 이동될 수 있다고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당국이 원하는 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세뇌교육에 더해 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 문화 제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위구르자치구 지역의 모스크가 하나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거주단지와 쇼핑몰 등이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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