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알기] 미중 무역전쟁 속 ‘중국몽’···”생산국가 대신 소비국가”

[아시아엔=중국을 읽어주는 중국어교사 모임] 만일 중국과 미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두 나라는 이미 총성 없는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의 생산 능력이 막강해지면서 중국은 저가로 물량 공세를 하는 생산 중심 국가가 되었잖아. 반면에 미국은 달러를 쏟아 부으며 구매를 하는 소비 중심 국가가 되었고. 이런 불균형은 양쪽에 모두 바람직하지 않아. 중국이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으로의 전환을꿈꾸며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시진핑 시대 ‘2035, 2050 Plan’을 목표로 변화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말이야.

왜 이런 정책을 펴는지 상황을 좀 살펴보자. 미국의 최대 수입 상대국이 중국이다 보니 다량의 미국 달러와 채권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어. 참고로, 채권은 정해진 기간 내에 빌린 돈과 이자를 갚겠다는 계약 형식이고, 미국 채권은 미국 국채라고 볼 수 있지. 이 채권은 주식처럼 화폐 시장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고. 만일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많이 하면 할수록 중국에 지불할 달러는 더 많이 필요하겠지? 그런데 미국 내 달러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미 중앙은행은 부족한 달러를 채우기 위해 미국 화폐를 더 발행하게 돼.

여기서 잠깐, 미국의 달러를 찍어내는 곳이 어디인지 좀 짚고 넘어갈까? 미국은 화폐 발행을 하는 중앙은행의 기능이 우리나라와 달라.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얼마나 독립되어 있느냐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데,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이고 행정부의 영향력을 많이 받아. 반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증권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개인들의 주식회사지. 따라서 정부의 입김이 잘 통하지 않아. 그래서 미국의 중앙은행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할 만큼 힘도 있고 정치권으로부터도 독립되어 있어.

연준은 화폐 발행권이 있어서 미국 내 통화량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지. 미국 달러를 발행하기 위해 연준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잡고 돈을 찍어내는 거야.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한다고 해서 민간 은행이 배당금을 받아가는 일은 없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아. 연준에 지분을 가진 민간 은행들은 매년 6%의 배당금을 가져가는데, 그 돈은 미국 정부가 국채를 담보로 화폐를 발행한 것에 대한 이자에서 발생하는 거야. 국가 정책인 화폐의 발행이 자동적으로 민간 은행에 수익을 안겨주는 구조인 셈이지. 달러를 많이 발행하면 민간 은행들이 미국 채권, 즉 국채를 수중에 넣었다가 중국에 팔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은 외국인 수중에 있는 미국 국채 중 약 5분의 1을 갖게 되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물건을 많이 팔다 보니 중국은 3조가 넘는 달러와 다량의 미국 국채를 가진 세계 1위의 외환보유국이 되었고.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 국채를 국제 시장에 함부로 풀지는 못해. 왜냐하면 시중에 달러가 많아지면 통화 가치가 하락하니까. 세계 표준 화폐나 다름없는 달러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증시도 약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게 되거든. 세계 증시의 중심지인 미국의 월스트리트는 지반이 흔들릴 거고, 달러 기반의 자산은 폭락하게 되지. 당장 미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니까.

언뜻 보면 중국이 미국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중국 경제도 급속도로 혼란에 빠질 게 분명해.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어서 한쪽 경제가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큰 타격을 입게 되거든. 그러니 무역 전쟁으로 승패를 가리기보다 평화 협정을 맺어서 함께 살 길을 구하는 게 현명해 보이는데,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야. 통상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

현재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는 자국의 실익을 챙기려는 실리주의 전략을 펴고 있거든.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미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고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고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무역적자를 축소해보려는 거지. 그러다 보니 중국과 통상마찰이 불가피하게 된 거야. 앞서 말했다시피 중국은 미국의 최대 수입 상대국이자 무역적자 대상국이잖아.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 압박을 가하며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 하고 있어.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중국도 맞대응을 하고 있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중국에 대한 통상압박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중국의 견해지. 사실 중국과의 무역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미국 기업이며, 양국 간 무역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큰 손해를 입을 거라는 얘기야.

그래서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신형 대국관계’를 형성하자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었어. ‘신형 대국관계’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상호존중, 평화공존’을 주요 내용으로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 달라고 주장한 외교 정책이야. 중국은 미국에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를 요구한 셈이지.

또한 2017년 시진핑 집권 2기 개막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신형 국제관계’라는 외교 정책을 발표했어. 대외 외교 정책으로 내세운 ‘신형 국제관계’는 국가 간 ‘상호존중, 공평·정의, 협력, 공영’이라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어. 약육강식의 법칙을 버리고 모든 국가를 평등하게 대하는 중국 전통 외교 방식을 취하겠다는 거지. 자국 중심의 실리주의 외교를 하려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달리 중국은 공존공영의 ‘신형 국제관계’를 모색하고 있어.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태도야. 최근 중국 정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보복할 거라면서, 미국 제품의 수입을 제재하거나 미국 국채의 매입을 축소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거든. 그러면 미국 내에 달러 통화량이 많아지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거야.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미국 국민은 물건을 사려 하지 않을 테고, 소비 중심의 미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

이런 이유로 중국과 미국은 서로가 파탄에 이를 무역 전쟁은 쉽게 일으키지 않을 거야. 공생하며 발전할 현명한 방법을 찾겠지.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그래주길 바라고. <출처=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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