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전방위 탄압 에르도안 정부 이번엔 의사들 무더기 징역형

법원 ‘쿠르드공격 반대’ 선언 의사협회 임원 징역 20개월 선고···”법정서 끝까지 싸울 것”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지난해 시리아 쿠르드를 공격한 군사작전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터키의사협회 지도부에 중형이 선고됐다.

터키법원은 3일(현지시각) 터키 최대 의사단체 터키의사협회(TTB) 전·현 지도부 11명에 대해 ‘증오·적대행위 조장’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했다고 AFP통신이 피고인 셰이흐무스 괴칼프를 인용해 보도했다.

법원은 괴칼프 박사 등 피고 11명에게 징역 20개월 이상을 선고했다. 피고 중 1명에게는 ‘테러선전’ 혐의까지 유죄로 판결하고 징역 19개월을 추가했다.

피고 전원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다. 유죄 판결을 받은 시난 아드야만 TTB 회장은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1월 터키가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을 ‘침공’하자 TTB는 ‘전쟁 반대’ 성명을 냈다. TTB는 성명에서 “전쟁은 인간이 만든 공중보건사태”라고 규정하며, “전쟁 반대, 즉시 평화“를 촉구했다.

당시 TTB는 성명에서 어떤 전쟁을 의미하는지 명시하지 않았으나 시기로 인해 터키군의 아프린 작전을 비판하는 의도가 명확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TTB에 대해 “이른바 의협이란 사람들은 (중략) 테러범 애호자들”이라거나 “생각이 없는 노예들이 모인 범죄조직”이라고 맹비난했다.

에르도안의 발언 후 터키 검찰이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라시트 튀켈 당시 회장과 괴칼프 박사를 비롯한 TTB 집행부 11명 등 회원 24명이 당국에 끌려갔다. 기소된 11명은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TTB는 터키 의사 80%가 소속된 최대 의사단체다. 이날 유죄 판결을 받은 11명 가운데 5명은 여전히 집행부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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