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사] 한겨레 양상우 사장 “창간 30돌, ‘한겨레인’ 저력 발휘토록 최선 다할 터”

무술년 새해엔 평창올림픽과 6.13전국동시지방선거, 제18회 아시안게임(자카르타, 8.18~9.2) 등 국내외 주요 일정이 이어집니다. 2018년을 맞아 각계에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를 결산하고 올해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엔>은 이들의 다짐이 꼭 이뤄지길 기원하며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편집자>

[아시아엔=편집국] 양상우 한겨레 사장은 “한겨레는 개인의 성취와 성공이 곧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거의 유일한 기업으로 어느 누구도 회사의 자원과 가치를 사유화하지 않고, 또 해서도 안 되는 곳이 바로 한겨레”라며 “조직과 생산공정의 혁신과정에서도, 개인적 욕망을 뒤로 하고 공동체의 가치 추구를 앞세우는 한겨레인의 저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상우 사장은 “콘텐츠 품질 제고는 한겨레가 ‘독자(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최적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일”이라며 “공정하고 품격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품질 제고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으로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콘텐츠 생산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창간 30돌을 맞는 한겨레신문 양 사장은 “30년 전 한겨레 창간에 모든 것을 걸었던 선배들의 뜻을 되새기되, 하얀 백지 위에 모든 것을 새롭게 그려간다는 각오로 미래를 열어가겠다”며 “지난해 고통과 반성의 순간이 참으로 많았으며 특히 지난 30년 한결같은 믿음과 지지를 보내주신 소중한 주주와 많은 시민들의 다양한 질책과 쓴소리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줬다”고 했다.

그는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며 “혁신이 없으면 미래도 없을 것이며 주어진 현실에 안주한다면 앞으로의 30년은 우리 앞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우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한겨레 가족 여러분께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고통과 반성의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30년 한결같은 믿음과 지지를 보내주신 소중한 주주와 많은 시민들의 다양한 질책과 쓴소리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주었습니다. 지난 한해를 두고, 사내외 소통을 맡는 시민편집인실의 한 동료는 “폭풍의 10개월”이라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창간을 하던 30년 전처럼 또다시 희망의 꽃망울을 키워냈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유혹과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진실 보도와 참언론의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본사 임직원은 물론 자회사 임직원들까지 모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한겨레 창간 30주년을 맞는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대단히 뜻깊고 중요한 한 해입니다. 지나온 30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또 다른 3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30년 전 한겨레 창간에 모든 것을 걸었던 선배들의 뜻을 되새기되, 하얀 백지 위에 모든 것을 새롭게 그려간다는 각오로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혁신이 없으면 미래도 없을 것입니다. 그 혁신은 내가,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이 먼저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며 변화에 앞장서야 가능합니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려 한다면, 앞으로의 30년은 우리 앞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맞게, 끊임없는 성찰과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야 합니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의 격언을 다시 한 번 되새깁시다.

올해에는 무엇보다도 조직과 생산공정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한겨레의 물적 토대를 지탱해온 영업과 기획, 관리 등 모든 부문의 결합역량을 키우고 내실을 튼튼히 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은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하겠습니다.

한겨레는 개인의 성취와 성공이 곧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거의 유일한 기업입니다. 어느 누구도 회사의 자원과 가치를 사유화하지 않고, 또 해서도 안 되는 곳이 바로 한겨레입니다. 조직과 생산공정의 혁신 과정에서도, 개인적 욕망을 뒤로 하고 공동체의 가치 추구를 앞세우는 한겨레인의 저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경영진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의 대표 상품인 콘텐츠 혁신은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생산 측면에서는 품질 제고를 통한 ‘완벽한 콘텐츠’를, 유통 측면에서는 사용자한테 한 걸음 다가가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종이신문 독자’를 지켜내고, ‘온라인/모바일 독자’를 사로잡는 쉽지 않은 과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콘텐츠 품질 제고는 한겨레가 ‘독자(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최적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일입니다. 아울러 공정하고 품격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품질 제고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입니다. 이를 위해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콘텐츠 생산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많은 독자(소비자)가 보고 읽어야 좋은 콘텐츠입니다. 지면이나 온라인에 실리지 않는 기사만 ‘죽은 기사’가 아닙니다. 독자와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는 모든 콘텐츠가 ‘죽은 콘텐츠’라는 각오로, 늘 눈에 보이지 않는 뉴스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려 해야 합니다. 한겨레가 겸손한 자세로 수용자의 관점에 입각한 최적의 콘텐츠 생산·유통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때, 앞으로의 30년은 또 다른 기회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우 동지 여러분,

한겨레는 지난 30년간 민주, 민족, 민중이라는 창간이념을 바탕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왔습니다. 남과 북이, 자본가와 노동자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창간 30년을 맞는 한겨레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시대 변화, 그리고 독자와 시민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간 한반도와 우리 사회에는 적대적 언어가 가득했습니다. 남과 북에 살고 있는 7500만 겨레의 염원은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입니다. 민주, 민족, 민중이라는 3민의 기치가 종국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많은 것이 불확실한 한반도와 한국 사회 내부의 사정 속에서도 어떻게든 평화의 씨앗을 찾아 싹을 틔워야 할 책임이 한겨레에 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남과 북, 있는 자와 없는 자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및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최고의 매체로서도 한겨레를 확고히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저절로 찾아오는 평화가 아닌, 적극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평화의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사우 여러분,

미디어 격변의 시대에 격랑을 헤쳐 나갈 냉정함과 창조적 상상력을, 말과 의지를 넘어선 물리적 힘을, 우리 한겨레미디어그룹의 온 가족들이 함께 갖춰나갑시다. 그리하여 창간 30년을 우리 한겨레가 다시 뉴스의 중심에 서는 원년으로 삼읍시다.

끝으로, 기회 닿을 때 마다 드린 말씀으로 신년사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욕망이 가치를 누르고, 루머와 거짓이 진실을 덮으며, 과거가 미래를 가두는 일이 없도록 한겨레와 한겨레 가족이 정의롭게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혁신과 도전의 역사’를 새롭게 쓸 정의로운 한겨레 구성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1월2일

대표이사 양상우 드림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