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일본 깊어지는 3국 공조와 중국의 깊어지는 주름
[아시아엔=닐리마 마터 <아시아엔> 인도특파원]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인도 방문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격한 환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달라진 역학관계를 드러낸 사례다. 인도와 일본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이후 더욱 가까워진 측면도 있다. 이들이 가까워진 것은 비단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두 국가는 남중국해 공세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 또한 느끼고 있었다. 중국은 수년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아세안 국가들(특히 베트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었지만, 필리핀이 균형을 깨면서 사태는 복잡해졌다. 필리핀이 오랜 세월 유지해왔던 친미 노선에서 친중 노선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마냥 속이 편한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7월 미국-인도-일본이 인도 해에서 벌인 말라바르 훈련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태 지역의 또다른 주요 국가 호주와 싱가포르 역시 삼국의 편에 서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아태지역의 지정학적 변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지난 세기 인류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초중반, 일본은 35년간 조선을 지배하면서 끔찍한 기억들을 남겼다. 일본은 패망하며 떠났지만 한반도는 분단돼 북한은 러시아, 남한은 미국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된다. 한반도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한지 불과 수년이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38선의 비무장지대는 남북한 분단의 상징으로 지금도 남아있다.
현재로 돌아오자. 북한 김정은은 전 지구를 상대로 연일 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언제라도 미사일 발사버튼을 누를 듯이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미국은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인도와 일본 역시 북핵에 맞서 공조할 것을 선언했다. 일본의 아베 총리와 인도의 모디 총리의 우호관계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만약 아베가 권력을 이어간다면, 이들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여기에 또다른 축인 미국을 대입해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로부터 조롱 당하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군사력은 결코 얕볼수 없다. 또한 미국 역시 북한 이슈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 일본과 공조하고 있다.
3국의 연대로 중국이 골머리를 앓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중국은 세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각에선 통일 한반도가 중국에 궁극적으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미국과 인도란 측면에서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이러한 역학 구도에서 미국-인도-일본의 동행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일련의 사건들이 더해지고 나서 완성될 새로운 역학관계에서 이들 3국이 아태지역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