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총②] 우선 쏘고 본다···안 그러면 내가 죽으니까

지난해 개봉한 서부영화 ‘매그니피센트 7’ 스틸컷

총 쏘는 데 익숙하다

[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 부총재, 전 경찰청 수사국장] 뉴욕시경은 911. 우리는 112다. 정서불안 시민의 연간신고는 12만8000건. 한 사람이 여러 번 전화 건다. 조금만 불편해도 경찰 찾는 습관 탓이다.

66세 여성 정신장애 연금생활자도 단골 신고자 중 하나였다. 그럴 때마다 병원으로 후송했다. 2016년 10월 한 경사가 이 여성의 아파트로 출동했다. 그녀는 두 손에 가위 하나씩 들고 공격하려고 했다. 경사의 최초 대응은 긴장을 풀게 하는 것이었다.

제지수단을 점차 강력한 방법으로 에스컬레이트시키지 말라. 잘 타일러 점차 약한 수단을 쓰라는 지침이다. 이에 따라 설득했다.

다행히 가위를 바닥에 내려놨다. 안심한 경사는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때 돌연 야구방망이를 들고 공격해 왔다. 엉겁결에 권총 꺼내 두 발 쐈다.

우선 쏘고 본다

1999년 2월 4일. Amandou Diallo. 23세. 서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행상. 비디오테이프와 장갑과 양말을 팔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선량한 시민이었다. 12시 40분 아파트에서 나오는 디알로를 뉴욕시경 가두범죄반(Street Crimes Unit) 형사 4명이 승용차 타고 지나가다 흘깃 봤다. 연쇄강간범 인상착의와 같았다.

지갑 꺼내는 걸 보고 권총으로 오인해 41발 쐈다. 19발 명중. 체포당한 적도 한 번도 없었다. 비무장이었다. 억울하게 죽었다.

2월 25일. 한 달도 안 돼 두 젊은 흑인 또 피격. 사망. 둘 다 무기 소지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경비원(security guard)으로 비번 날 외출했다 봉변당했다. 마약거래 용의자(drug dealer)로 잘못 봤다 한다. 전과도 없었다.

비무장 흑인이 도망가거나 주머니에서 손을 빼면 그대로 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흑인과 소수민족이 항의하고 폭동이 일어난다.

전사戰士 의식

서부개척시대 보안관 선출기준은 총 잘 쏘는 총잡이였다. 악당보다 먼저 쏘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래야 범법자를 죽인다. 그게 범죄 제압이었다.

그렇지만 근대경찰은 처음 40년간 무장하지 않았다. 경찰봉만 휴대했다. 범죄자들이 무장하면서 경찰도 무장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서부개척시대의 관습과 어우러져 경찰관은 범죄와 싸우는 전사(crime warrior 또는 crime fighter)라는 전통으로 이어졌다. 전사는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fleeing felon, 체포당하지 않으려고 도망가면 쏴라. 오래 동안 적용해온 총격기준이었다. 사고가 빈발하자 최근 바꿨다. defence-of-life 나나 주위 사람의 목숨이 위험할 경우에만 쏘도록 했다.

경찰관이 되면 이 기준에 따라 총격연습 60시간 이상에, 방어연습 60시간 이상 받는다. 표적에 대고 쏘는 게 아니다. 전부 현장상황을 설정한 모의시설에서 한다. 그래도 실수는 저지른다.

우선 쏘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의식이 강하다. 끈질기게 이어지는 습관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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