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호주 뉴카슬···석탄항서 유명 관광지 ‘대변신’
[아시아엔=장영필 <아시아엔> 호주 특파원] 요새는 모험심 있는 혼자 또는 가족들끼리 자유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도 그다지 필요 없다. 시드니에서 기차 타고 조금 북쪽으로 이동하면 된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160km터 떨어진 곳, 뉴카슬(Newcastle)이라는 호주 석탄 수출항구다. 1797년 당시 존 쇼틀랜드(John Shortland)라는 영국 관리가 발견한 이후, 석탄이 나오면서 이미 석탄 수출항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호주 근대화 당시, 이곳에서 질 좋은 석탄이 발견되자 당시 호주정부는 질 나쁜 죄수들을 광산노동자로 활용하였다. 1823년 뉴카슬 북쪽에 있는 포트맥쿼리(Port Macquarie)에서 더 질 좋은 석탄이 발견되자, 더욱 더 질 나쁜 죄수 노동자들을 골라 모두 뉴카슬로 다시 이동시켰다. 뉴카슬 시내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이때를 두고, 뉴카슬 지역 역사학자들은 ‘새로운 정착기’(New Settlement period)라고 한다.
1942년 6월 8일 아침, 호주를 엿보던 일본 잠수함이 뉴카슬 항구 근처를 항해하던 중, 군인도 민간인도 자신들을 알아보지 않아 대포 한방을 날렸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해안가에 살지 않고 대부분 내륙지대에 살아 사망자는 물론 큰 피해는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주 정치인들과 군인들은 “우리도 전함을 만들어야겠다”는 정신무장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뉴카슬은 호주 조선산업의 기본기지로 발전하게 됐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퇴근 후 갈 데가 없다. 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호주 각지에서 극장주·가수·무용수들이 모여들었다. 달이 차면 기우는 법. 조선산업이 쇠락하자 한때 뉴카슬의 주요건물들을 채웠던 술집을 비롯한 각종 문화산업계 업종 또한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이에 뉴카슬시청에서는 “광산 노동자들이 드나들던 술집도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다. 알고 보면 그곳에서 얼마나 웃고 울었던가?” 하며 개발 대신 보존에 나섰다.
그래서 지금도 시도 때도 없이 Newcastle Writer’s Festival을 비롯해 과거 낡은 건물을 이용한 각종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fusion culture’니 ‘아방가르드’니 하고 부른다. 뉴카슬은 인구 약 30만명(2011년 기준)으로 호주 제2의 도시다.
주의할 점이 있다. 야밤에 돌아다니지 말 것. 젊은 도시로 변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길거리에서 버릇없는 ‘양아치’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드니중앙역(Central Station)에서 뉴카슬행 기차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2시간40분 걸린다. 가는 도중 Gosford라는 지역을 지나는데, 강가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