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의 평화일기] “사드 가면 평화 온다” 원불교 두 교무의 단식은 끝났어도

[아시아엔=정상덕 원불교 교무] 내 삶에서 30대를 온전히 보냈던 전주는 생각만으로도 나를 꿈틀거리게 한다. 1995년 어느 가을 날 통일운동에 헌신한 분들, 교육운동의 보람으로 사시는 분들과의 밤을 새우는 토론에서 내린 전라북도의 정신은 ‘저항운동’이었다. 16세기 백성을 위하지 않는 임금은 갈아엎어야 한다는 혁명가 ‘정여립의 난’과 1894년 조선봉건사회 해체와 변혁을 요구한 ‘동학농민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저항정신은 새로운 정신을 탄생시키는 힘이 되기도 했고 무뎌진 질서에 대한 횃불이 되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에서 17일간의 단식투쟁을 한 원불교 강해윤, 양명일 교무의 분명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평화에 대한 간절한 호소’, 바로 그것이다. 전쟁무기인 사드배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불법행위를 멈출 수 있는 정치권력에 대한 단호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사람에 대한 깊은 연민이 그 첫 마음이었다. 양심 있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곡기를 끊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정의에 대한 믿음으로 버틸 수 있었다. ‘옳다고 믿는 것에 목숨을 거는’ 신념이었다.

두 교무님의 단식은, 비폭력적 저항을 상징하는 단식투쟁(hunger strike)으로 유명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에 대한 단식투쟁으로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만든 것처럼 강대국으로부터 짓눌려있는 있는 ‘평화주권’을 가져오는 마중물의 신호가 되었고, 힌두교와 이슬람의 화합을 위해 단식을 단행했던 것처럼 그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희미한 이념으로 갈라져서 통일의 큰 원을 그리지 못하는 전 국민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에 대한 무조건적인 내려놓음이었다.

단식 중에 계속된 천만번의 비움과 평화의 100배에는 대한민국이 이제 갈등을 넘어 남북의 통일을 다시 준비해야한다는 염원의 등대불이 되었다.

목숨을 담보로 한 두 분 교무님의 17일의 단식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몸부림을 안고 긴급을 알리는 앰블러스 안에서 멈추었다. 이 단식을 기간을 가지고 누군가와 비교하고 싶지 않다. 그 자체로 이미 숭고한 평화였다. 비록 사드를 멈출 권한을 가진 위정자들이 찾아오지 않았고, 두 교무님은 사드는 그대로일 뿐이라며 고개를 떨궜지만 “당신들은 이미 광화문 촛불정신의 등신불입니다” 하고 위로하고 싶다.

이제 몫은 마음으로 단식에 동참한 나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사드 가면 평화 온다”를 더 소리 높여 외치고 연대하며 싸워야 한다. 두 분 교무님의 정성은 광화문의 별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세차게 불어왔던 세종로의 봄바람에 실렸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우리는 동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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