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의 평화일기] “노짱! 문재인 대통령 너무 좋으시죠?”

[아시아엔=정상덕 원불교 교무] 경북 성주군 소성리 태생인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 종사가 하루는 학생들에게 물으셨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더냐?”

이에 학생들은 귀신, 호랑이, 사람, 하고 싶은 마음과 하기 싫은 마음 등 여러 가지로 답을 하였고, 정산 종사는 말씀을 이으셨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대중의 평판이다. 대중의 평판이 ‘저 사람 쓰겠다.’ 하면 앞길이 열릴 것이요, ‘못 쓰겠다.’ 하면 앞길이 닫힐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죽은 다음 상여 뒤에 따라가 보면 그 사람의 진강 급(進降 級) 여부를 알 수 있다. 모두 ‘아까운 사람 갔다.’고 하면 진급될 것이요, ‘잘 갔다.’고 하면 강급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최후 보류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16대 노무현 대통령. 23일이 열반 8주기였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던 노 대통령의 삶. 그 뒤를 따르려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

그 분은 분명 진급되는 삶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올 것이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이, 바다인 국민들의 품으로 다시 부활할 것이다.

8년 전 안타까운 열반 소식에 전국 곳곳에 그의 작은 빈소가 차려졌었다. 집안 작은 정원에 심지어 자동차 위에 영정을 모시기도 했다. 나는 당시 서울광장이 바라다보이는 대한문광장 빈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시민 상주들의 합력으로 매주 한 차례씩 일곱 번의 재를 올리는 49재를 지냈다. 원불교 예법에 맞춰 천도의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재를 모시는 날은 백설기를 준비해 가서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다. 또 재를 마치는 날이면 나는 평화롭고 통일된 세상을 더 깊이 기도하며, 시민들과 토론으로 광화문광장 언저리에서 새벽을 맞이하곤 했다.

5주차 되는 날 새벽, 시민들의 요란한 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한 무리의 경찰과 허리에 가스총을 찬 군복 입은 사람들이 작은 빈소의 천막을 부수고 그 안에 모셔진 영정사진을 무참히 파괴하였다. 더불어 내가 재를 위해 보관한 원불교 불전도구인 작은 경종과 목탁 등은 그들에게 도둑맞았다. 나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물건들이기에 혹시나 하고 종로구청 청소과를 통해 화물보관소를 방문하였고, 쓰레기로 버렸을까 하고 쓰레기 하치장까지 며칠을 수소문해 찾아다녔다. 나중에 경찰을 통해 되돌려받은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령연합회 어느 분이었다.

그 분의 솔직담백한 삶처럼 나의 49재는 소란스런 길거리에서 소박하지만 마음에 정성을 담았다. 3년 전 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봉화마을에 아내와 조용히 방문한 적이 있다.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 분을 기념하는 작은 방에서 내 발걸음은 멈췄다. 대한문 작은 빈소에서 모셨던 그 영정사진을 만났기 때문이다.

8주기를 보내면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마음이 있음을 본다. 더 큰 웃음 지으며 “야! 기분 좋다.” 통일이다. “야! 기분 좋다.” 이만하면 민주주의 안심해도 된다며 힘차게 안아보고 싶다.

정상덕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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