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의 평화일기] ‘사람 먼저’ ‘안전 최우선’으로 원불교100년기념관 내년 말 완공

내년 12월 준공 예정인 원불교100년기념관 공사현장

[아시아엔=정상덕 원불교 교무] 원불교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새 터전이 동작구 현충로 75 옛 원불교 서울회관 자리에 원불교100년기념관이라는 이름으로 한창 공사중이다. 2018년 12월 완공 목표다. 지금은 가장 기초단계로 토목공사와 공사 작업자들을 위한 사무실을 신축하는 중이다.

서울 시대와 세계화를 준비하는 원불교가 심혈을 기울여 건축하고 있는 원불교100년기념관은 지하 4층, 지상 10층으로 짓는다. 원불교 종교본연의 기능을 담당할 종교동에는 원불교서울교구청과 한강교당이, 본동(업무동)에는 원불교 중앙총부 교정원 일부가 자리잡을 것이다. 그리고 공공시설로 학교와 병원, 그리고 여러 업무 시설, 동작구민을 위한 문화시설, 공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원불교100년기념관 건축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서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첫 번째 업무는 아침 회의시간에 건축현장의 안전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드리는 소박하지만 간절한 기도다. 이어 총감독, 감리단장 때로는 현장소장과 함께 건축현장을 둘러보며 어제 있었던 공사 진척 정도를 듣고 질문한다. 그리고 오늘 이뤄질 작업에 대한 질의 응답으로 이어진다.

현장에 접근하는 우리들이 빠뜨려서는 안 되는 안전수칙은 안전모와 안전화 착용이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잠시 현장 실무과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설현장의 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만 꼽아 보라는 물음에 ‘정리정돈’, ‘보호구 착용’, ‘사람 우선’이라는 답을 건넸다.

안심안신(安心安身)

건설사업장에서 안전은 몇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평화로운 현장 진행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30여 년의 원불교 교무 생활 중 열심히 함께 일했던 김모 교우가 생각났다.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탓에 유명을 달리한 제자가 떠오른 것은, 그가 성실하고 정이 많고 따듯한 동지였으며 늘 겸손하고 부지런한 정말 젊은 나이에 떠나보내기 아까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의 동생으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간 나는 그의 영정 앞에서 망연자실 한참을 울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공사 현장에서 관리자로 일하다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앉는 바람에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다. 나도 애통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여서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시렸는데, 결혼까지 앞둔 생떼같은 자식을 졸지에 그렇게 허망히 떠나 보낸 부모님의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안전을 다했다면 그는 내 옆에서 웃으며 일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공사현장에서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곧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고, 수백 번 확인해도 부족하지 않은 우리들의 일상을 지키는 평화의 다른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건설현장 지하 9미터에는 한강으로 향하는 동작구 하수관로가 설치되어 있다. 그 하수도를 무너지지 않도록 수많은 안전장치를 해놓고 있어 다행이지만, 그 안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노동자 형제들을 보면서 늘 기도를 한다. 그들의 안전을 향한 나의 기도는 산처럼 깊고, 밝은 태양처럼 희망과 용기로 빛난다.

안전을 실천하는 의식이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것이 곧 평화다.
안전으로 이끌어가는 제도(규율)가 튼튼히 자리잡는 것이 곧 평화다.
안전한 사회를 가능케 하는 인프라가 넉넉한 것이 곧 평화다.
평화는 노동자, 건축주, 시공사, 감리와 감독 그리고 참여하는 모든 분이 안심하는 상태이다.

공사 현장의 기계소리가 커질수록, 건설의 기운이 힘차게 자리할수록 사람과 생명에 대한 존엄한 가치가 높아지기를 바란다. 안전을 제대로 지킬수록 우리 사회와 일상 속에 평화가 깃들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원불교100년기념관 건립 공사현장에서 안전을 기반으로 건물과 사람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만큼, 건물이 마침내 완성된 뒤 그 쓰임에서 공익성을 가득 담아내는 평화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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