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수채화처럼 그린 이란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아시아엔=이홍주 대중문화평론가]? Where is the friend’s home.?동심을 아름답게 그린 수채화 같은 영화. 이란의 어느 시골 초등학교. 신나게 떠들던 학생들은 선생님이 나타나자 조용해진다. 공포의 숙제 검사시간인데 주인공 ‘네마자데’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다가오는 선생님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어제밤을 친척집에서 보내서 숙제를 공책에 못한 것이다. 선생님한테 심하게 야단맞고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짝꿍 ‘아마드’ 는 그를 애처롭게 바라본다.
집에 돌아온 ‘아마드’는 숙제를 하기 위해 가방을 여는데? 실수로 ‘네마자드’의 공책을 갖고 왔다. 내일 아침 또 선생님께 야단 맞을 친구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마 선생님은 친구를 창밖으로 던져버릴거야”. 착한 ‘아마드’는 친구의 공책을 들고 집을 나선다. ‘네마자데’가 산다는 동네로 수킬로미터를 걸어서 간다. 지그재그의 산길도 넘어서. “친구의 집은 어딘가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질문을 하면서 가지만 결국? 못찾는다. 집으로 돌아온 ‘아마드’에게 엄마의 집안일 거들기와 할아버지의 담배 심부름이 이어 진다. “정말 바쁜데 오늘은”
그러다가 ‘네마자데’의 아버지를 만나 다시 그 머나먼 동네로 가는 정말 착한 친구 ‘아마드’. 그런데 동명이인 친구. 거리에는 어둠이 깔리고 친구의 공책을 품에 안고 달리던 ‘아마드’는 지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허탈하게 집으로 들어와 밤을 새워가며 친구의 숙제를 대신한다.
다음날 아침의 교실 풍경, 선생님은 어김없이 숙제검사를 시작한다. 하얗게 질린 표정의 ‘네마자데’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데 그때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는 짝꿍 ‘아마드’. 숙제검사를 하기 바로 직전에 노트를 건낸다. “휴~”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네마자데’. 친구가 나를 위해 숙제를 대신 해줬구나. 그런데 공책 사이에 꽃잎 하나가 끼워져 있는게 아닌가? 친구야 고맙다. 그 순간 환하게 웃는 두 친구.
감독의 에필로그. 아직은 가난하고 각박한 삶이라 할지라도 따뜻한 인간의 마음이 있다면 그 영혼은 얼마든지 풍요로움을 지닐거라고 애기하는 감독의 이름은 Abbas Kiarostami. 이란 국민이 수십년간 가장 존경했던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9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그런데 지난 7월 향년 76세에 지병으로 사망.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른들이 ‘동심의 세계’를 그리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현실세계로 부터의 도피가 아닐까. 잠시 동안이나마.? 2016년을 보내며 우리는 거짓과 위선의 세계가 점점 사라지고 정직과 공정의 세계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수채화 같은 이 영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