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성난 대학생 ‘정의와 지성’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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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교정에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동상. 심산은 독립운동가로 일제에 항거했으며 해방 후에는 이승만 독재에 맞서 ‘이승만 하야 경고문’을 내 투옥되기도 했던 선비 중의 선비로 꼽힌다

[아시아엔=편집국]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무속·무능·무뇌 정치’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전국 대학 총학생에서 잇따르고 있다. 전국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보다 참여 숫자가 크게 늘고 내용면에서 강도를 깊이 하고 있다. 이번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으로 물의를 빚은 이화여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졸업한 이화여대와 서강대에서 지난 26일 처음 시작한 이후 29일 현재 시국선언 참여 대학이 전국 40여곳에 이르고 있다.

가장 먼저 시국선언을 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대한민국,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화인 시국선언 참가자 일동 명의의 시국선언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질서 유린이라고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26일 같은 날 서강대와 경희대, 부산대 학생들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의혹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27일에는 성균관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양대, 카이스트, 조선대 등이, 28일에는 서울대, 연세대, 동국대, 전북대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박근혜 청와대를 향한 메시지와 함께 대학의 개성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교내 비천당 앞에서 유생복을 입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총학생회는 ‘見義不爲 無勇也’(견의불위 무용야, 의를 보고 행하지 못함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외대는 시국선언문을 9개 언어로 번역해 한국어 등 모두 10개 언어로 시국선언을 낭독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루투갈어, 이탈리아어, 힌디어, 스웨덴어로 된 시국선언은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외대의 다국어 활용은 향후 각종 발표 등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시국선언에는 장로회신학대, 서울신학대의 신학대가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성경을 인용하고 최순실 의혹을 ‘영적 수치’로 규정하며 기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는 전국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국선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를 제작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시국선언 대학 지도는 시국선언을 한 대학을 구글 지도에 표시한 것으로, 지도를 확대, 축소하면서 전국 대학의 시국선언 상황을 지역별로 파악할 수 있다. 또 해당 대학명을 클릭하면 시국선언문과 기자회견 사진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충주대 교수들, 교수시국선언 앞장

대학가 시국선언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로 확대되고 있다. 충주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의 신임을 잃어 하야한 이승만 대통령, 프랑스 드골 대통령, 미국 닉슨 대통령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성균관대 교수 32명도 27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이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다며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27일 경북대 교수 88명, 충남대 교수 207명,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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