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묻지마 성당살인사건’에 쏠린 제주의 시선
[아시아엔=강창일 국회의원/외교통일위]?“손님을 접대할 인력과 시설 등 필요한 조건을 하나도 생각지 않고 온 동네손님들을 넘치게 불러들인 결과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은 난도질당하고 있다는 것이 오늘 제주의 현실이다.”
지난 9월 중순 제주도의 한 성당에서 기도중인 신도가 무비자 입국 중국인에 의해 살해되는 참극이 발생하면서 한국사회에 잠재돼 있던 ‘차이나포비아’ 현상이 표면화되고 있다. 중국인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는 제주를 두고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제주의 미래에 대해 위와 같은 ‘화두’를 던졌다.
92년 중국과 수교한 이래 지난 24년간 한중관계는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협력적 동반자 관계, 전면적 동반자관계에 이어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선언한 양국은 협력의 고도화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중국은‘동반자’ 관계를 내세우면서 자국의 이익이 되는 경제적 관계에서는 우호적 제스처를 취해왔지만 대북문제, 불법조업문제, 이어도문제에서 정치적 도발을 감행하며 표리부동한 행보를 보였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꾀하며 최상의 관계를 꿈꾸던 박근혜 정부 들어 사드배치로 인해 한중관계는 현재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드배치 결정으로 냉각되는 양국관계 속에서 이번 제주 성당에서 일어난 참극은 중국의 자국이기주의적인 태도가 불러온 예견된 사건인 것이다.
제주는 청정 자연과 함께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삼무’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과감한 개발정책으로 이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무사증제도를 도입하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290만명에 달하는 등 4년만에 7배나 급증했다. 더불어 불법체류자 증가와 중국인에 의한 강력 범죄는 제주를 무법지대로 흔들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여가활동의 증가로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동시에 중국인에 의한 각종 범죄로 각국의 관광지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 이익은 손에 꽉 쥔 채 놓지 않으려 하면서도 자국민의 범죄로 술렁이는 국제사회 여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중국의 9개 공관에 총 13명의 경찰주재관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재외국민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한 피의자를 국내로 송환하거나 인터폴과 협력해 국제범죄에 대등하며 우리 국민에 의해 일어난 사건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중국 현지경찰과 수사공조를 하고 있다.
중국은 G2국가로서 주변국에서 발생한 자국민의 범죄에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중국 스스로가 범죄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은 제주의 자국민 범죄 실태 파악과 동시에 제주총영사관에 외사 경찰을 파견하여 우리 정부와 범죄 예방 및 수사공조체제를 마련하는 등의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두 번째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겉으로만 주변국과 동반자관계를 외치면서 실질적으로는 자국이익 중심으로만 움직인다면 중국은 G2국가에 걸맞은 지위와 위상을 결코 국제관계에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선린우호, 동반자 같은 그럴듯한 사탕발림보다 중국의 국격(國格)을 높여 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중국의 대외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