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단독] 38세 한국여성 8개월째 멕시코 감옥서 옥중서신 보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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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가 수감중인 멕시코시티?교외 산타마르타 교도소 여성?감방?

[아시아엔=편집국]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의 무성의와 경찰영사의 책임전가 등으로 8개월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양아무개(38)씨. 양씨가 지난 1월15일 밤 여동생의 지인이 운영하던 W노래방에서 장부경리를 도와주다 총기로 무장한 멕시코 검찰에 강제연행돼 3일간 강압수사를 받은 뒤 인신매매범으로 멕시코시티 교외 산타마르타 교도소에서 19일 현재 217일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양씨가 연행 당시 상황과 수형생활, 그리고 멕시코대사관의 이임걸 경찰영사의 무책임한 처사 등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교도소에서 작성해 <아시아엔>에 보내왔다. <편집자>

누군가 제발 제 억울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저는 멕시코 교도소에서 8개월 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38살 양아무개입니다.

저의 죄목은 인신매매와 성매매 알선이라는 멕시코에선 살인보다 더욱 무서운 죄목으로 현재 재판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의 진짜 직업은 애견 옷 디자이너입니다. 2년여 동안 한국에서 애견 사업을 하던 중 작년 2015년 11월 22일 동생과 함께 애견 시장 조사 겸 여행을 목적으로 멕시코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가기 며칠 전, 저는 동생과 지인을 만나기로 한 W라는 한국 노래방에서 복면과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고 영문도 모른 채 몇 시간을 공포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실려 어디론가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72시간 동안 수갑이 채워진 채 인간 이하의 취급과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이곳 산타마르타 교도소에 이송되었습니다.

전 이송된 후 거의 3주 정도 지나서야 동생의 면회가 가능했고 제 죄목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곳 죄수들은 일주일에 4번 방문(면회)이 가능했지만 저는 그것마저도 하지 못했고 하물며 첫날 지급되어야 하는 화장지, 칫솔, 수건 등 정말 기본적인 것도 며칠 동안 지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아무 것도 모르는 제가, 이 나라 언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제가,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포스러운 3시간을 지내고 강제로 차에 실려갔고, 그곳에서 72시간 동안 수갑이 채워진 채 물, 음식, 화장실도 못가게 하며 성희롱까지 당하고 영문도 모른 채 교도소로 이송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물론 정식 통역사는 없었습니다. 동생과 연락을 하고 싶어도 저에게는 쓰레기통에서 오물이 덕지덕지 붙은 그것도 커서 허리를 손으로 잡아야 하는 헤어진 얇은 바지와 스웨터 형태만 겨우 가지고 있는 윗옷, 덮어도 겨울 바람이 그대로 전해지는 곰팡이 낀 담요가 전부였습니다.

신발도 없이 며칠 동안 양말만 신고 다녔고 3평 남짓한 곳에서 15명과 함께 생활하며 매트리스도 없이 문짝도 없는 화장실 앞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습니다.

현 시대에···. 이게 말이 되나요? 영화가 아닌 2016년 실제로 일어났다는 게···. 지금도 저의 악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게 선처해 달라고 쓰는 게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죠. 여기의 시간은 정말 길고 느리게 갑니다. 그래서 생각할 시간이 많습니다.

제가 동생을 기다리면서 지인(동생의 남자친구)의 부탁으로 아무런 댓가 없이 장부를 엑셀로 정리해준 게 제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할 만큼 큰 죄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발 이 사건이 어떠한 사건이며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한번 봐주시고 조금만 더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직도 저는 8개월째 악몽 속에 살고 있습니다. 차라리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악몽 같습니다. 지금 제게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묻는다면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하며 따뜻한 밥을 함께 먹는 겁니다.

이런 지극히도 일상적인 일들마저 저는 긴 시간 하지 못하고 꿈으로만 꾸고 있습니다. 이런 고통의 나날들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저에게 2~3중으로 고통을 더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억울한 저의 이야기와 현재 소송 내용, 뭐가 진실인지 알고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한국 영사마저도 저의 편이 아닌 엉터리 거짓투성이의 멕시코 검찰의 손을 들어 주고 있습니다.

제가 진짜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귀를 기울이고 자국민 편에서 대처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게 영사님이 하셔야 하는 일 아닌가요?

요즘은 죽음보다는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약을 먹으며 잠을 청하고, 소화제를 먹으며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집어 넣고 있습니다.

영사님이 저에게 과하게 잘 해줬다고 하셨지요? 네! 저 그 말 곱씹으면서 악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저도 여기서 나가면 영사님께 과하게 잘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여기 들어온 게 영사님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서류에 싸인을 하라고 강요해서 한국여성 5명을 매춘부로 만들고, 저를 인신매매 성매매 알선이라는 강력 범죄자로 만드셨지요.

네 감사합니다! 이것 말구도 많지요. 정말 과하게 과하게 잘해주셨네요. 인간이면 과하게 잘해준 걸 잊지 말고 보답을 해드려야죠.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화나고 억울하고 어이없고···. 진짜 한국 영사가 맞는지 온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고···.

3평 남짓한 곳에서 여러 명과 함께 지내고 있어,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하고 싶어도, 소리내어 울고 싶어도, 이곳에선 이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과 대면하지만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내가 이렇게 악을 쓰고 버티는 건 꼭 나가서 나에게 손가락 질과 함부로 지껄였던 사람들에게 뭐가 잘못인지 알려주고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영사님.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이며 진실이 뭔지 아시고, 가십거리로 저와 저희 가족들에게 상처 주는 일을 멈춰주세요.

몸이 아픈 건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들은 그렇게 쉽게 치료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영사님, 자신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자기 옹호하려 거짓말과 치사한 행동은 그만 두시고, 반성하고 자기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시고 제2 제3의 저 같은 억울한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시는 게 바람직하다 생각됩니다.

이제 곧 추석입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더욱 어린 애가 되어버린 아픈 엄마···. 전화하면 울며 제 이름만 부르십니다. 제가 이곳 교도소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엄마는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저의 고통을 느끼시나 봅니다.

제가 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해야 할 모든 시간들을, 중요한 날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먼 멕시코에서 그것도 죄인들과 함께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손가락질 당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정말 간곡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진실을 보시고 상처 주는 말들을 삼가주세요. 하루라도 빨리 제 진짜 직업과 이름 그리고 가족을 찾게 해주세요. 그리고 이 악몽에서 하루라도 빨리 깰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이번 추석에는 엄마에게 어떤 거짓말로 못 간다 안심을 시켜드려야 할지, 아니 전화라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한쪽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2016 08 12

양 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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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의 친필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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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외국주재 외교관(대사.영사…) 모두 긴 휴가가서 자국민팔아 돈벌고 명성 얻는 직업인일뿐이요.
    이런게 왜? 이슈화 되지 않는건지? 언론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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