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잇단 테러 IS와 연계된 국내단체 소행?
7월 들어 두차례 대규모 테러로 경찰·외국인 포함 20여명 사망
[아시아엔 샤피클 바샤르 <아시아엔> 방글라데시 지부장, 번역 윤석희 <아시아엔> 뉴욕통신원] 방글라데시 시민들이 수도 다카에서 일어난 테러로 충격과 불안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전국의 보안태세를 강화하고 범인 검거와 재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전국의 64개 지자체에 무장 테러조직을 색출하고 테러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조직을 지시했다.
하시나 총리는 12~13일 이틀간 전국 지자체장들과의 화상통화에서 “정부는 무장조직이 방글라데시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정부 조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녀는 테러위협에 대해 일체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시민들의 협조를 촉구했다.
지난 1년간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아왔으며 사상자가 50명 이상 발생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테러범들은 주로 비이슬람 성직자, 진보적 작가, 교사, 블로거들을 겨냥하였다.
하지만 7월 들어 1일과 7일 발생한 무장단체의 테러는 기존과 달리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매우 잔혹한 성격을 띠고 있어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1일의 경우 이날 오후 8시40분 다카의 외교관 밀집구역인 굴샨에서 꽤 알려진 레스토랑이 무장 조직의 공격을 받았다. 5인조 무장단체는 레스토랑에 침입하여 현지인과 외국인 등 30여명을 인질로 잡았다.
그들은 이 가운데 20명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테러범들은 이 가운데 두명을 사살하였다. 이튿날 아침 9시경 출동한 군특공대가 레스토랑에 진입해 테러범 5명을 모두 사살하고 생존 인질 13명을 구출하였다. ‘낙뢰작전’으로 명명된 특공대의 구출작전은 13분 안에 테러범들을 진압하고 현장을 제어하는데 성공했으나 여성 10명을 포함한 인질 20명이 이미 목숨을 잃은 후였다.
20명의 피해자는 이탈리아(9명), 일본 (7명), 인도(1명) 등 외국인 17명과 방글라데시 현지인 3명 등이다. 이탈리아인들과 일본인들은 사업차 방문했으며 인도여성은 관광객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테러 직후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자신들이 방글라데시 테러를 자행했다며 테러범 5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와 달리 방글라데시 정부는 “테러범들은 Jamiatul Mudarresin Bangladesh(JMB)라는 방글라데시 국내 테러단체 소속”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국내에 IS 조직이 없다”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IS와 JMB 사이에 협력관계가 구축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두번째 공격은 7월 7일 아침 다카 근교 키쇼레간지(Kishoreganj) 마을의 숄라키아(Sholakia) 구역에서 일어났다.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알리는 ‘Eid-Ul-Fitr 축제’의 아침 숄라키아 광장에는 약 30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숄라키아에서 라마단의 끝을 기념하는 이 모임은 지난 1세기 동안 매년 진행된 방글라데시 최대 행사 중 하나다. 기도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8명의 테러범들은 숄라키아광장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근무중이던 경찰들을 공격하였다. 범인들은 총기뿐 아니라 칼과 폭탄으로 무장하고 경찰을 향해 폭탄을 던지면서 공격해 왔다. 경찰들 역시 대응 사격하였으며 이어지는 총격전에서 경찰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테러범 1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다른 1명은 부상당한 채 체포됐다. 나머지 6명은 도주하였다. 체포된 범인은 “다카 굴샨의 식당 테러와 숄라키아 테러는 모두 한 단체에서 모의하고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테러 모두 JMB에서 계획하고 시행한 것으로 믿고 있다.
전례 없이 처참했던 두 테러사건 이후 방글라데시 행정부와 사법당국 모두 전국에 안보태세를 강화하였다. 외교관 밀집구역인 굴샨은 특별보안조치가 취해졌고 전국의 공항과 항구 등에도 보안검색이 강화되었다. 방글라데시에는 3곳의 국제공항과 13곳의 국내공항 그리고 항구 4곳이 있다.
최근 두 사건 이전에도 방글라데시 전역에 다양한 테러공격이 감행되었다. 그동안 테러는 주로 젊은이들이 흉기를 이용하여 살인을 저지른 것들이다. 경찰과 전문가들 모두 이러한 공격 역시 최근 테러와 마찬가지로 한 조직의 범행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이 최우선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JMB 외에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조직은 Ansarullah Bangla Team(ABT)과Hizbut Tahrir 등이다. 정부는 이미 6개의 무장단체를 강제해산하였으며 간부들을 대거 체포해 수감했다.
7월 들어 발생한 대규모 테러는 하사니 정부와 사법당국이 완벽한 대테러작전과 정책을 통해 국민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