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에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자 어떻게 보나?···‘트럼프’ vs ‘리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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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이상기 기자] ‘필리핀의 트럼프’ ‘필리핀의 리콴유’ 등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자가 연일 필리핀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취임 후 과연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 <아시아엔>은 필리핀 기자와 현지 교민 등을 통해 두테르테 당선자의 그동안 발언 등을 중심으로 ‘두테르테의 필리핀’을 예상해 본다. -편집자

두테르테 당선자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언론인으로 <인콰이러> 등에 칼럼을 쓰는 라몬 툴포 기자의 절친이다. 툴포는 지난해 자신의 칼럼에서 다바오 시장이던 두테르테에게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종용했다. 툴포 기자는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 재직 때 법외 즉결처형과 독재성향을 보인 것에 우려를 표하고 두테르테가 싱가폴의 리콴유 총리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두테르테가 툴포 기자의 제안에 동의를 표하고 선거운동에 나섰다. 툴포 기자는 이후 줄기차게 칼럼과 방송 등을 통해 두테르테를 지지했다. 툴포 기자는 1% 안팎의 정치가문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필리핀 사회에서 기자로서 그리고 ‘선한 사마리아재단’ 이사장으로서 시민들의 생명과 인권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필리핀의 억울한 사람들이 관청에 가는 대신 툴포에게 달려갈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두테르테를 지지한 지식인층들도 상당수 있으며 이들 역시 툴포 기자처럼 대통령 당선자가 리콴유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테르테 당선자는 청년시절에 공산주의 운동에도 가담한 경력이 있으며 지금도 필리핀 좌익세력과 커넥션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필리핀 갑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현지 기자들은 전했다.

또 두테르테가 범죄인을 소탕할 때 공산주의자(도시게릴라)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

두테르테 당선자는 범죄 및 범법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범죄인들의) 인권에 관한 법은 잊어버려라”(Forget the laws on human rights)고 발언하는가 하면 선거 직후에는 “부패 공무원들은 은퇴하든지 죽으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인들은 “지금 필리핀엔 두 갈래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하나는 두테르테에게 잘 보여 범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면해보려는 부패공무원 집단과 성당에 나가 그의 공약이 잘 지켜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억울한 국민들의 움직임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당선자는 11일 “향후 청소년들이 밤 10시 이후 집 밖에 나다니는 것을 금지하며 새벽 1시 이후 거리와 술집 등에서 술 마시는 것을 일체 금지하며 전국에 금연구역을 선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테르테 당선자는 자신의 공약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하더라도 이를 대통령령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는 “국회가 내 공약에 대해 딴지를 걸거나 탄핵을 논의한다면 즉시 국회를 해산해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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