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요리대학 CIA 졸업반 송아람씨 “각종 파티 예술미로 승화시키는 게 꿈”

“케이크와 보석으로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 표현”···주얼리 디자이너들와 뉴욕서 콜라보 전시회

밀가루?장난감 만들어준 할머니 덕에 셰프 길로···세계적인 파티 플래너로 아름다움 나누고파

송아람
송아람 케이크 디자이너 <사진=CCA>

[아시아엔=세라박 뉴욕특파원] 케이크 디자이너인 송아람씨가 3월22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미국 뉴욕 33번가 ‘Wook Choi Gallery’에서 디자이너들과 콜라보 전시회 ‘More than Art more than Sweet- Beauty and Beyond’를 연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모임인 ‘IDA(Identity Design Art)’와 함께 보석-케이크 등을 소재로 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인간 본연의 자아가 지니는 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고 요리대학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4학년에 재학중인 송씨는 베이킹앤페스트리학과 교수와 셰프들에게서 손 재주가 좋기로 극찬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리사로서 예술인들이 함께 작업하는데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요리사는 굳이 분류한다면 기술직이지만, 힘든 노동과정을 넘어서면 예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케이크를 단순히 먹을거리가 아니라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도록 하고 싶다. ‘웨딩(Wedding)’이라는 주제 아래 주얼리 디자이너, 드레스 디자이너, 사진작가들이 참여했는데, 나는 웨딩케이크를 담당했다. 작가들이 나를 음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예술인으로 대접해줘서 공감대를 갖고 즐겁게 작업했다.”

-전시회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전시는 전반적으로 보석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나는 보석을 주제로 케이크를 만들어 설탕공예의 정교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 케이크라고 하면 대체로 디저트, 웨딩, 돌잔치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런 관념적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했다. 케이크의 예술적 면모를 드러내 보이겠다. 설탕 공예에 원석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설탕공예를 접목한 송아람 케이크 디자이너의 웨딩케이크 모습
설탕공예를 접목한 송아람 케이크 디자이너의 웨딩케이크 모습 <사진=CCA>

-어떤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는지.

“파인아트를 전공한 조윤 작가는 여성의 아름다움, 고영준 주얼리 디자이너는 인생, 스캇 주얼리 디자이너는 남성의 아름다움, 그리고 아르만(Arman) 주얼리 디자이너는 보석 본연의 화려함에 각각 집중했다. 모두 다섯 명이 각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보석을 케이크 또는 설탕공예에 어떻게 접목한 것인지.

“우선 보석에 대한 지식을 쌓고자 노력했다. 그런 다음 디자인하고 싶은 보석들을 선택해 스케치를 통해 이미지화했다. 주얼리 디자이너나 플로리스트와 토론하면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케이크를 디자인할 때 개인적으로는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선호한다. 이러한 나의 개성을 버리지 않고 보석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이 함께 작품에 녹아들도록 노력했다.”

-뉴욕 푸드쇼(food show) 웨딩케이크 부문에서 1등을 했고, 영국 버밍햄 슈가크래프트와 케이크 데코레이팅 경쟁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을 걸었다. 베이킹쇼에서는 은메달을 수상했고 일본 슈가아트대회에서는 대상을 거머쥐었다. 무엇이 이런 성과를 거두게 한 것이라고 자평하는지.

“처음 뉴욕 푸드쇼는 제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어 출전했던 것인데, 큰 상을 받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기술뿐만 아니라 체력이 중요하다. 영국대회 때는 3개의 작품을 한 달 동안 준비했는데, 하루에 4~5시간 자면서 종일 작업에 매달렸다. 대회든, 전시회든 결국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사례를 꼽으면.

“설탕공예 작품은 깨지기가 쉽고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다뤄야 한다. 주요 대회가 해외에서 열리다보니 작품을 옮기면서 손상돼 대회 직전에 현지에서 급하게 복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국대회였다. 한껏 자신감에 차 있던 나를 겸손하게 만든 무대였다. 설탕공예가 영국이 종주국이다 보니 세계적인 실력자들이 몰려든다. 주변에서 잘한다는 칭찬을 듣다가 현지에서 기술뿐만이 아니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과시하는 작가들을 보고 더 분발해야겠다는 엄청난 동기부여를 받았다.”

-CIA의 베이킹앤페스트리학과가 자랑으로 여기는 교내 애플파이 베이커리에 송 디자이너가 만든 케이크가 전시돼있다고 들었다. 셰프와 교수들이 손 재주가 뛰어나다고 극찬을 했다는 말도 파다한데, 본인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학교에서 슈가크래프트를 배우는 기간이 길지 않아 다른 학생에 비해 경험이 있는 나를 좋게 평가해준 것이라고 본다. 더 많이 경험을 쌓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활동한 이력을 보면 주로 전시용 케이크를 만드는데 중점을 둔 것 같은데.

“전시용 케이크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 전시회와 대회를 통해 나를 알리려고 애썼다고 하는 게 옳겠다. 큰 행사를 통해 이름을 알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돌아보면 어릴 때 밀가루 반죽으로 장난감을 만들어주신 할머니 덕분에 제빵을 전공하는 길로 오게 됐다. 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지만 어렸을 적 제빵에 대한 추억과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휴학을 하고 제빵을 배우면서 결국 CIA와 인연을 맺게 됐다. 꽃을 좋아하시는 할머니와 엄마 덕분에 자라면서 다양한 꽃을 접한 것도 케이크 디자이너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4월이면 CIA를 졸업하는데, 향후 계획은.

“졸업 후 전시활동과 더불어 대회도 틈틈이 참가하고, 캐더링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커스터마이즈 케이크를 상품화하는 과정을 배울 예정이다. 현재 웨딩을 주제로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들과 실제로 웨딩을 진행하며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나의 브랜드를 론칭해 케이크 디자이너, 플로리스트, 파티 플래너로서 종합적인 일을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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