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악의 이슬람혐오자’ 선정, 인도네시아선 반미 움직임 ‘꿈틀’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최근 영국의 한 무슬림 인권 단체가 ‘올해 최악의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을 혐오하는 사람) 인물로 미국 공화당 대선 유력 주자인 도날드 트럼프를 선정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선거 유세 도중 “2001년 알카에다의 9·11테러와 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발언에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한 인도네시아가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하사누딘 인도네시아 의원은 “만일 트럼프 후보가 인종 및 종교차별적 발언을 계속한다면, 전세계에 있는 미국 국민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네티즌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의 투자와 관련 기업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지금까지 4만5천명이 서명한 상태로, 아직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편 트럼프는 정치인뿐 아니라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호텔과 고급 콘도를 운영하는 ‘트럼프월드’를 이끌고 있다.?트럼프월드는 동남아까지 진출할 예정으로, ‘트럼프호텔콜렉션’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미디어 기업 MNC와 고급 호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의 호텔은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발리와 자바섬 등에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에디 푸트라 이라와디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차별 발언은 전세계 무슬림에게 상처를 안겼다”며 “그의 발언은 그가 운영하는 사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 전했다.
한편 MNC측은 “사업은 그저 사업일 뿐”이라며 “트럼프가 운영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는다고 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의 발언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유력인사들은 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드리 존 인도네시아 부총리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미국과의 교류 및 투자에 제한을 둘 방침”이라고 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수출국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작년에만 160억달러(19조4천억원)치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이슬람 단체 무하다미야(Muhammadiyah) 관계자 역시 “인도네시아 무슬림은 굉장히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그의 사업 진출에 반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