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 ‘가타파르’ 등 新종교 탄생···정부는 탄압에만 ‘급급’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세계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생겨나고 있는 소수 종교들에 대한 차별과 박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새로 태어난 ‘가타파르’(Gafatar) 교인들도 이러한 연유로 고통받고 있다.
가타파르는 이슬람과 기독교, 유대교가 섞인 종교로 신자 대부분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청년들이다.?가타파르를 믿는 1천여명의 신자들은 작년께부터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서부에 함께 모여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역정부가 마을의 일부 교회를 폐쇄하고 주민들을 쫓아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월말에는 지역주민들이 몰려와 집을 불태우기도 했다. 연이은 폭력에 견디지 못한 가타파르 신자들은 현재 자바섬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운동가들은 “정부는 가타파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지 사회에서는 “요즘 들어 젊은 청년들이 새로운 종교에 빠져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종교학자들은 이를 ‘신(新) 종교 운동’(new religious movements)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그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두 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첫째, 기존 종교를 새롭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둘째, 불안정한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한 반발심으로 생겨난 것이다. 즉, 과거지향적인 기존의 종교가 사회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해결방법으로 ‘새로운 종교’가 등장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런 식으로 생겨난 신 종교들 대부분은 그동안 사람들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종교의 가르침에 ‘어떤 자극’을 주고, 기존 종교를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신자들을 끌어 모으게 된다. 신자들이 어느 정도 모였더라도 이들은 정부의 탄압, 지도자 사망, 내부 갈등 등으로 쉽게 와해되기도 한다. 때론 극단주의로 치달아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줄 때도 있다. 새로이 생겨나는 종교를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수 종교를 포함, 누구나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 말레이시아 헌법상 정부는 국민의 종교생활에 간섭하고 필요한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가타파르’ 사건처럼 적법한 이유 없이 무조건 소수 종교를 탄압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 대신, 새 종교가 공익을 해치거나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한 뒤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