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우울증 예방과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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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인구 10만명 당 74세 이하 노인 자살률은 81.8명, 75세 이상 자살률도 10만 명 당 160명에 달한다. 일본이나 미국보다 5∼6배 많은 수치다.

경제와 건강상 어려움을 느끼는 홀로 사는 노인가정도 매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별, 이혼 등을 이유로 홀로 사는 노인은 105만5천여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 수가 전국적으로 570만명이라고 봤을 때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인 셈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하루 평균 7.3명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0월 17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몇 년 동안 하루 평균 7.3명, 연평균 2693명이 농약을 사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하루 평균 자살자 수가 31.7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5분의1이 농약으로 자살한 셈이다.

한편 2014년 2월 마지막 월세만 남긴 채 반지하방에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가져다 준 가운데,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빈곤층의 자살시도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4년간 증가율을 보면, 월평균 89만원 이하 저소득층 자살시도가 3.1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것이 우울증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자살자 중 으뜸을 차지하는 우울증이란 무엇인가? 우울증은 심각하고도 흔한 기분 장애로 심신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광범위한 질환이다.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으면 몇 개월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관계의 와해나 직업적인 생산성의 상실, 무능이나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우울증 증상은 우울한 기분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은 흥미나 의욕 저하, 식욕 변화, 불면증 또는 수면과다, 불안, 초조, 피로감, 무기력, 무가치 감각,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생각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한다.

우울증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이에는 유전적인 소인, 주요한 상실, 고통스러웠던 아동기, 풀리지 않는 비탄, 스트레스, 심각한 질환, 경제적인 어려움, 나쁜 대인관계, 술이나 약물의 남용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단지 우울증을 시작하게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울증은 대개의 경우 성공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정신치료나 약물치료 중 한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 항우울제는 습관성 약물이 아니며 만성 우울증이나 우울증 재발 예방에도 유용하다.

우울증 예방과 치료는 어떤 방법이 있나 살펴보자.

첫째, 행동 습관 바꾸기다. 즐겁거나 성취감을 주는 활동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즐거운 활동이나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활동을 증가시키는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둘째, 사고방식 바꾸기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서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더 잘 주목하고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이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셋째, 대인관계의 개선이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부부치료, 가족치료는 인간관계의 조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간관계 개선은 우울증에서 회복되는데 필요한 긍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넷째, 약물치료다. 우울증이 아주 심하거나 장기간 계속되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피곤하고, 입맛을 잃는 등 여러 가지 생리적인 증상을 경험할 경우에는 정신과 의사와 상의 후 우울증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다섯째, 육류를 적게 먹는다. 우울증 환자들은 가능한 한 지방질이 적은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에 많은 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우울증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여섯째, 담배를 끊는다. 흔히 기분이 저조할 때 해소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흡연은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을 스스로 인정하고 솔직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를 인정하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을 피하기만 한다면 결코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다.

지금의 힘든 시간도 지나가면 흘러간 시간일 뿐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면 좋겠다. 끝없이 슬프고 힘들 것 같은 일도 모두 스쳐지나 가는 한순간에 불과하다. 그 무엇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힘든 시기를 넘기고 나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시기는 반드시 온다.

마음의 본말(本末)을 알고, 마음 닦는 법을 알며, 마음 잘 쓰는 아는 것이 모든 지혜의 근본이다. 마음공부가 바로 이 심각한 우울증을 해소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우울증이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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