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료지 칼럼] 김정은, 미·중 경쟁 속 실리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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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지 꼭 2달이 된다. 지금 당장은 3남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이 권력을 순조롭게 계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이대로 안정적으로 구축될 것인가?

20대 후반이라는 젊은 나이의 김정은은 부족한 경험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아버지의 ‘유훈’을 내세우고 있다. “김정은 동지는 곧 김정일 동지”라는 표현을 북한 관영매체가 매일같이 반복하여 강조하듯이 김정은은 당분간 아버지의 후광에 기대어 과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할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4년 전 2008년 8월부터 이미 후계체제를 준비해왔다. 조선노동당과 조선인민군에서 각각 김정은을 떠받치는 인물인 고모부 장성택과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역시 유훈통치를 순조롭게 수행하기 위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을 때부터 준비해왔던 최측근이다.

이렇게 김정은은 아버지가 생전에 깔아놓은 탄탄대로를 달리며 당분간은 권력을 안정적으로 계승할 것으로 보이나 한편에선 몇 가지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군 최고사령관 ‘일사천리 추대’? 무슨 사유?

하나는 김정은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가 아버지 사후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유교적 전통을 중시하는 북한에서는 아버지가 사망하면 일정기간 동안 죽음을 추모하고 축하행사를 자제하는 것이 관례이며 효자의 도리이기도 하다. 특히 ‘유훈정치’를 해야 하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아버지 김정일을 더할 나위 없이 존경하고 있다는 모습을 인민들에게 강조하고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실제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주석 사망 후 3년상을 치른 경우를 감안하면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직에 오르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후 적어도 49일(49재)이후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것을 보면 그만큼 최고사령관직 승계를 서둘러야만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다.

또 하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에서 김정은을 중심으로 8명의 최측근 인사들이 영구차를 호위하며 금수산기념궁전 앞 광장을 걸어가는 장면이다. 당시 모습은 유일지도체제였던 북한이 당분간은 김정은을 중심으로 하는 과도기적인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할 것으로 해석되어 주목받은 바 있는데 그보다도 더 관심을 끈 것은 김정은 바로 뒤를 따라걷던 고모부 장성택의 행동이었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 쓰며 긴장하며 수행하는 모습이 관영매체를 통해 알려져왔다. (실제로 장성택은 과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견제를 받아 최소?2번 숙청된 적이 있을 정도이다)

고모부 장성택과 갈등 빚을 우려도

그런 장성택인데 바로 앞에 가는 김정은 부위원장을 신경 쓰는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으며 스스럼없이 여유롭게 주위를 바라보는 등 스스로가 후견인임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김정은 부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장성택과의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앞으로 당분간은 내부 체제결속을 다진 후에 대외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사일발사와 핵실험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지만 대중무역규모는?전체 60%에 달하고 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연내에 중국을 방문할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이뤄지는 해외방문지 중 그 첫 번째는 틀림없이 중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도 북한으로선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으로 영향력이 너무 확대되면 중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중 경쟁시키며 실리추구···한·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듯

과거 김일성주석도 냉전시대,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구사하며 서로를 견제시키고 양국에서 실리를 챙긴 경험이 있다. 구소련이 붕괴한 지금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도 그러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서로 경쟁시키면서 미중 양국으로부터 원조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에 대한 접근을 계속해 갈 것이며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는 우선순위에서 그 다음으로 밀릴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4월은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현재 지난해 가을 수확한 쌀 등 식량이 어느 정도는 비축되어 있다. 그러나 4월이 되면 비축했던 식량도 점점 바닥이 나면서 다음 수확이 기대되는 7월경까지 북한의 식량사정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4월은 ‘강성국가’ 진입을 선포할 것으로 보이는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4월15일)과 조선인민군 창건 80주년(4월25일)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김정은은 이러한 큰 이벤트를 계기로 일반주민들에게 식량배급을 재개하고 최고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고자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원조를 끌어내어 4월로 예정된 기념행사를 안정적으로 맞이하면 좋겠지만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을 경우 북한은 3차 핵실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단행하거나 한국에 대한 국지적 군사 도발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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