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승진인사 분석···소폭교체·신사업 강화·기술인재 발탁

[아시아엔=편집국, <뉴스토마토> 김종훈 기자] 삼성은 4일 임원승진 인사에 앞서 지난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경제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위기상황에서 장수를 교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차세대 리더에게 길을 열어주는 안정속 변화로 주력 사업 강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장단 ‘소폭 인사’…대대적 교체 없었다

2016년 인사의 뚜껑을 열어보니 인사 폭은 지난해보다는 컸지만 앞서 재계안팎에서 거론됐던 것처럼 대대적인 변화는 없었다. 사장 승진의 경우 작년(3명)보다는 많았지만 재작년(8명)에는 못 미쳤다. 자리바꿈 역시 8명으로 지난해(7명) 수준을 유지했다.

사장단의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총 60명이었던 삼성 사장단은 올해 53명으로 줄었으며 내년에는 52명으로 감소한다.

역대 삼성그룹의 사장 승진자 수를 살펴보면 △2010년 11명 △2011년 8명 △2012년 7명 △2013년 8명 △2014년 7명 △2015년 3명 △2016년 6명 등이다.

인사내용도 기존 틀을 유지했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3남매는 승진하지 않았다.

다만 이서현 사장의 보직은 ‘패션부문’에 집중됐다. 남편 김재열 사장(스포츠사업 총괄)이 있는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겸직 업무에서 떼 내고, 삼성물산 경영기획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장으로 역할을 확대했다. 패션부문장을 맡던 윤주화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겼다.

부회장 승진자도 없었다. 삼성의 부회장단은 종전대로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박근희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 등 4명이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도 사장급 이상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실차장 등이 자리를 지켰고 성열우 법무팀장과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기술인재 발탁 승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는 세트 부문 사업부 수장이 바뀌었다.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과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겸직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에게 내줬다.

삼성 관계자는 “윤 사장과 신 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및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주고 전자의 핵심을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토록 한 조치”라고 밝혔다.

무선사업부장 자리는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고동진 신임 사장은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끌어왔다. 2014년 말부터는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 S6, 노트5 등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CE부문 내 부사장급 임원이 발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선임 대표이사인 권 부회장도 DS(반도체부품)부문장은 그대로 맡지만 종합기술원장 자리는 후배에게 내준다. 정칠희 신임 종합기술원장(사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LSI(시스템반도체)개발실장, 플래시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 외길을 걸어온 대표적 ‘기술통’이다.

◇‘성과주의’ 신상필벌 유지…신사업 강화 초점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바이오부문에서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 온 고한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 인사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따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한인규 부사장을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성과주의 인사의 사례다.

또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을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에 각각 배치한 것은 차세대 솔루션 사업 강화를 위한 전진배치로 풀이된다.

삼성SDS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옮겼다. 세트와 부품, 소프트웨어 업무 등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 혁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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