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사인 패혈증·심부전②] 패혈증 쇼크 1~2시간 내 전신으로 퍼져 매우 위험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패혈증(敗血症ㆍsepsis)이란 미생물에 감염되어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 혹은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호흡이 분당 24회 이상으로 증가하는 빈호흡(頻呼吸),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수(頻脈), 백혈구 수의 증가 혹은 현저한 감소 등의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이라고 한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은 신체의 모든 장기에서 가능하다. 원인 병소로는 뇌수막염, 골수염, 폐렴, 신우신염, 뇌막염, 복막염, 욕창, 담낭염, 담도염, 감염성 심내막염 등을 들 수 있다. 병원균으로는 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녹농균, 진균, 연쇄상구균 등이 있다. 원인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범하여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는 신체 일부의 염증 반응 및 염증 물질의 생성에 의하여 패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
패혈증은 특별한 진단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체온, 맥박수, 호흡수, 혈압, 혈액의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또한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감염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를 통하여 백혈구 수와 혈소판 수를 확인하고, 혈액 배양 검사를 실시한다.
패혈증 치료는 원인이 되는 감염 부위를 찾은 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여 감염증을 치료한다. 혈액, 소변, 뇌척수액 배양 검사를 시행하고, 그 외에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가 있으면 별도로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배양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2-3일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 전에 백혈구 수의 증감 혹은 급성 염증성 물질(ESR, CRP)의 증가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면 혈액 배양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험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를 할 때는 환자의 혈압을 적정하게 유지시키고, 신체의 각 조직에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치료를 하면서 환자가 쇼크에 빠지는지 전신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
패혈증은 발병 후 짧은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이에 고열과 오한이 있으면서 맥박이 빠르거나, 호흡이 어렵거나, 소변이 적게 나오거나, 혈압이 떨어지거나 정신이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패혈성 쇼크를 염두에 두고 신속하게 치료를 해야 한다.
패혈성 쇼크의 기전은 세균이 분비한 독성 물질이나 세균 자체가 죽으면서 파괴되어 나온 물질이 심각한 순환장애 및 혈액 응고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패혈성 쇼크가 생기면 심장, 폐, 신장, 간, 장, 뇌, 혈액 계통 등 거의 모든 신체 기관 기능 악화는 몇 시간, 심지어 한 두시간 안에 일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