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오스 진출 ‘명암’···어린이 농약중독·대규모 실향민 ‘모르쇠’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라오스가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 전기세 등 저렴한 생산비용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 덕분이다. 현재 라오스 전역에 경제특구 8곳이 마련돼있으며, 이중 유독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총 세 곳이다. 바로 사반세노경제특구, 보텐경제특구, 보케오 황금삼각주 경제특구다.
이중에서도 라오스 북부에 위치한 보케오 경제특구는 근 1세기?동안?중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으로, ‘리틀 차이나’라 불러도 될 정도로 많은 중국인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카지노, 호텔, 외식, 물류산업 등에 특화돼있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우돔사이, 루앙남타 등지에서는 현지 주민들에게 땅을 빌려 대규모 농사를 짓는 중국인들도 꽤 많다. 이들은 주로 고무나무, 바나나 나무, 채소 등을 심는데 수확량 대부분은 중국으로 보내진다. 현지 가이드 칼리아씨는 이 현상에 대해 “라오스 사람들은 중국인한테 땅을 빌려주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루앙프라방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가는 10년동안 중국인 사업가에게 호텔을 빌려주고 있다. 호텔 주인은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다”며 “예전보다 수입이 더 좋은데다 중국인 고객유치 ?계약까지 맺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토록 많은 중국인들이 라오스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 등 투자목적으로 라오스에 진출한 중국인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약 10만달러(한화 1억2천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동반하는 가족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1인당 10만달러의 추가지원금도 받는다. 대신 이들은 일정기간 귀국할 수 없다.
중국인들이 라오스로 ?대거 진출하자, 현지 주민들의 삶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경제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대규모 농장에서 남용하는 농약 탓에 시름시름 앓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톤풍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던 부모가 두 살배기 아들을 병으로 잃고만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평소 농약에 자주 노출됐던 아이의 온 몸이 온 몸이 노랗게 변하고 입술이 까매지더니 급기야 토열증세를 보이다 사망하고 만 것이다.
지역 병원의 한 의사는 “바나나 농장 일꾼의 어린 자녀들이 농약에 노출돼 많은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라오스 정부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라오스 농림부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바나나 농장에 과다한 농약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몇몇 지역 농장의 시찰 계획을 밝히며, 농장 확대도 금지시켰다.
그러나 현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현지 가이드 칼리아씨는 “이들은 중국에서 지난 30년간 과다한 농약사용으로 토지가 오염되자 차선책으로 라오스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라오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난개발도 문제다. 경제특구?내?카지노, 댐 등의 대규모 건설사업으로 수만의 지역 주민들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게 됐다.
때문에 최근들어 반중 움직임을 보이는 단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 중국기업이 라오스의 유명 관광지 쾅시 폭포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라오스를 중국으로 만들 셈이냐’고 항의해 이 사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