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의 포토스케치] 뉴욕 맨해튼 거리 예술 ‘Art in Odd Places’, ‘예술’ 혹은 ‘장난’?···예술가들은 다양한 해석에 반색

차분하지만 강력하고 신성한 성모 마리아의 모습으로 변장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거룩한 존재와의 연결을 제공하는 작품. 작품명 ‘Our Lady of 14th Street’, 아티스트: Carolina Mayorga
차분하지만 강력하고 신성한 성모 마리아의 모습으로 변장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거룩한 존재와의 연결을 제공하는 작품. 작품명 ‘Our Lady of 14th Street’, 아티스트: Carolina Mayorga

[아시아엔=미 노스캐롤라이나 박지영 객원기자]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에서 ‘아트 인 오드 플레이스(Art in Odd Places;AiOP)’라는 이색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AiOP는 평소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접할 수 있는 미술작품을 예상치 못한 특이한 장소에 배치함으로써 색다르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한 행사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 경찰의 총기오용을 다룬 이동식 작품. 작가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남동지역의 공동묘지를 돌아다니며 묘지에 놓여있던 꽃들을 수집해 작품을 만들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 경찰의 총기오용을 다룬 이동식 작품. 작가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남동지역의 공동묘지를 돌아다니며 묘지에 놓여있던 꽃들을 수집해 작품을 만들었다.
작가는 3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초상화를 투명한 유리벽에 그린 다음 지워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초상화의 주인공들인 Tanisha Anderson, Alberta Spruill, Alesia Thomas는 경찰 총기 오용의 피해자들이다. 작품명 ‘Untitled(Alesia, Alberta, Tanisha, and Me)’, 아티스트: Tomashi Jackson
작가는 3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초상화를 투명한 유리벽에 그린 다음 지워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초상화의 주인공들인 Tanisha Anderson, Alberta Spruill, Alesia Thomas는 경찰 총기 오용의 피해자들이다. 작품명 ‘Untitled(Alesia, Alberta, Tanisha, and Me)’, 아티스트: Tomashi Jackson

매년 10월에 열리는 이 행사는 맨해튼 14번가 C에비뉴부터 허드슨 강(Hudson River)에 걸쳐 진행된다. AiOP는 창시자인 애드 우드햄(Ed Woodham)이 이끄는 예술단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행사 ‘문화 올림피아드(Cultural Olympiad)’를 주도하면서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한 데서 시작됐다.

1953년부터 Jet 잡지의 ‘Beauties of the Week’에 실린 여성들의 사진들을 연대순으로 배치해 미국의 패션과 미의 기준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었다. 작품명 ‘Black is Beautiful’ 아티스트: Hank Willis Thomas
1953년부터 Jet 잡지의 ‘Beauties of the Week’에 실린 여성들의 사진들을 연대순으로 배치해 미국의 패션과 미의 기준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었다. 작품명 ‘Black is Beautiful’ 아티스트: Hank Willis Thomas

그가 2005년 뉴욕으로 이사를 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뉴욕에 안착했다. 참여자들의 친절, 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뉴욕 거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았다. 프로젝트는 단순한 설치 미술뿐만 아니라 행위 예술도 포함돼 사람들의 이목을 잡았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예술’과 ‘단순한 장난’이라는 관점사이에서 작품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작가가 작은 고해성사 박스를 등에 지고 거리를 누비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문화의 둔감함을 고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사회에 스며든 종교, 성별, 인종, 사회 계급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작품명 ‘Nigrum Paenitentiam - When Oprah Wept’, 아티스트: Jabari Owens-Bailey
작가가 작은 고해성사 박스를 등에 지고 거리를 누비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문화의 둔감함을 고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사회에 스며든 종교, 성별, 인종, 사회 계급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작품명 ‘Nigrum Paenitentiam – When Oprah Wept’, 아티스트: Jabari Owens-Bailey

하지만 작품이 다양한 관객들에게 노출되면서 생각치도 못한 기발한 해석과 논평을 이끌어 냄으로써, 많은 아티스트들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AiOP는 이제 뉴욕 뿐 아니라 올랜도, 인디애나폴리스, 엔디콧 대학, 세인트피터즈버스, 로스앤젤레스, 그린스보로, 그리고 바다를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에까지 퍼지고 있다.

작가가 직접 만든 비닐봉지 퀼트를 뒤집어 쓴 후 거리를 누볐다. 유머러스하지만 오늘날의 소비를 비판하는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였다. 작품명 ‘Collapse’, 아티스트: Edith Raw
작가가 직접 만든 비닐봉지 퀼트를 뒤집어 쓴 후 거리를 누볐다. 유머러스하지만 오늘날의 소비를 비판하는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였다. 작품명 ‘Collapse’, 아티스트: Edith 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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