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푸켓 ‘채식주의자 축제’의 독특한 풍경···양 볼 뚫고 불 위를 걷는 사람들, 왜?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매년 음력 9월, 태국 푸켓에서는 도교 신앙이 가미된 ‘채식주의자 축제’가 10여일간 개최된다. 올해는 10월13일~21일까지 열린다.
이 축제는 지난 1825년 태국에 정착한 중국 이주민들에 의해 시작됐으며, 사원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주로 중국계 태국인들이 참여하며 이 기간 동안에는 고기, 술, 섹스 등이 금지된다. 욕구를 참아냄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다.
‘종교축제인데 왜 이름에 채식주의가 들어가지?’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축제명의 유래는 이렇다.
과거 태국의 까투에 많은 중국인 광부들이 거주했다.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중국 출신의 경극단원들이 방문했는데,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단원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단원들이 노한 신을 달래며 채식을 시작하자 놀랍게도 병이 씻은듯이 사라졌다. 이후 지역민들은 병치레와 악귀를 쫓는다는 의미로 매년 채식주의 식단 행사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
채식주의자 축제는 여타 종교축제와는 다르다. 양볼 피어싱, 맨발로 불 위 걷기, 칼날 박힌 사다리 올라타기 등 독특한 행사가 열려 매년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행사는 모두 종교의식으로 ‘마송’(Ma Song) 이라 불리는 도교 신도들에 의해 행해진다. 사람들은 마송이 인간의 몸을 빌린 신이라 여긴다. 마송들은 육체를 신에게 빌려주는 대신 신체에 해를 가하는 의식을 통해 영혼이 정화되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고 믿는다. 때문에 마송에는 죽음에 가까운 ‘큰 일’을 겪은 이들이 자원하는 경우가 많다.
행사 중에서도 양볼 피어싱은 특히 화제다. 마송들은 보통 쇠막대기를 양 볼에 통과시키는데, 칼이나 총을 사용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양 볼에 쇠막대기를 통과시킨 잠펜(49)은 피어싱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신이 내 몸에 들어온 순간 나는 어떤 고통도 느낄 수 없었다.”
위험천만한 묘기지만 이들은 마취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신이 자신의 몸을 빌리는 동시에 새로운 힘이 깃드는 순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다.
한편 마송들은 볼 피어싱 이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종교 의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오랜 세월 이어진 푸켓의 전통 중 하나다.
도교란? 중국의 대표적인 민족종교이자 철학사상. 다신적 종교를 특징으로 하며, 시대에 따라 신은 새로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