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그레이트 하비스트’ 빵집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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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필자는 평생 동안 여러 가지 사업을 해보았다. 제대 후 쌀장수를 시작으로 철강사업, 권투흥행 사업, 건설 단종사업, 우유대리점 등을 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도 성공해 본 일이 없다. 맨손으로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번에 거머쥐고 한 탕에 인생의 승부를 건 탓이라는 회한에 젖는다.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말이 있다. <순자> ‘권학편’(勸學篇)에 나온다. “흙을 쌓아 산을 이룬다.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상상도 못할 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창업을 할 때는 아무리 잘 계획하더라도, 크게 벌려서는 성공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창업을 하든가,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작은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실 너무 작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큰 시장보다는 작은 시장을 지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만들고 신용을 쌓은 후에 관련 있는 넓은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작은 물줄기가 모이지 않고서는 강이나 바다를 이룰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시장이라도 자신의 것을 만들고 흙을 쌓아 산을 이루는 것이다.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상상도 못할 만큼 커진다. 이것이 적토성산의 지혜다. 이와 비슷한 말로 이소성대(以小成大)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원불교를 연 소태산(少太山) 부처님 말씀으로 원불교의 창립정신의 하나다. “큰 도에 발원한 사람은 짧은 시일에 속히 이루기를 바라지 말라. 잦은 걸음으로는 먼 길을 걷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으로는 큰 도를 이루기 어렵나니, 저 큰 나무도 작은 싹이 썩지 않고 여러 해 큰 결과요, 불보살도 처음 발원을 퇴전(退轉)하지 않고 오래오래 공을 쌓은 결과다.”

원불교의 창립정신은 이소성대 외에 무아봉공(無我奉公) 사무여한(死無餘恨) 등 3가지다. 이 정신으로 개교 100년도 안 되는 원불교가 한국 4대 종교 반열에 우뚝 섰으며, 우리나라의 종교가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성공한 모든 사업이 이와 같다.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지는 법이다. 바닷물도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대해장강(大海長江)을 이루고, 큰 산도 티끌모아 태산을 이룬다. 무엇이든지 하나하나가 모아져서 큰 힘을 이루는 법이지 단번에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공부든 사업이든 바르게 중심을 잘 잡고 간단없는 정성으로 일관한다면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이 조만(早晩)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기반을 튼튼히 하고 사심(邪心) 없이 오래오래 공을 쌓아간다면 성공은 무위이화(無爲而化)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이나 단체도 공부나 사업을 이루는 데에 처음엔 미약한 곳에서 시작하더라도 오래오래 공을 쌓고, 정신을 집중하고, 작은 것이라도 모으고 모아서 일단(一團)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요행이나 일확천금을 바라지 않고 정당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오랜 세월 이어질 사업이 절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사심 없이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는 사람에겐 어떠한 마장(魔障)이라도 훼손할 방법이 없다. 이것을 지성여불(至誠如佛)이라고 표현한다. 지극한 정성이 곧 부처라는 뜻이다. 정성은 처음과 끝이 한결같다는 뜻이다.

공부나 사업에서도 ‘적토성산’ ‘이소성대’ ‘지성여불’의 정신으로 사심 없는 노력을 다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무모한 열정이 아닌 사심 없는 마음으로 온전한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이란 편법과 일시적인 사업의 확장을 꾀하거나 한 때의 편벽된 수행으로는 얻을 수 없다. 짧은 시일에 큰 법력(法力)을 얻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욕심이요 역리(逆理)임을 알아야 한다.

1976년 6월 미국 몬태나주의 그레이트폴스에 남편 피트와 아내 로라 웨이크먼이 ‘그레이트 하비스트’라는 빵집을 열었다. 피트 부부는 돈을 많이 벌어서 거부가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그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만큼의 돈만 벌겠다는, 순수한 생각으로 빵집을 시작했다. 들어간 돈이라야 200달러가 전부인데 뭐가 대단한 빵집이겠나?

그러나 이들 부부는 창고에 묵혀둔 밀가루를 쓰지 않겠다는 남다른 생각을 했다. 생각이 분명하니까 행동도 분명했다. 날마다 새로 갈아낸 통밀 가루로 단순한 빵을 계속 만들었다. 그러자 통밀 빵은 만들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빵가게를 내게 해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프랜차이즈가 만들어졌다. 창사 25년 만에 그레이트 하비스트는 미국 전역에 140개 점포를 거느리고 연간 6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성공의 겉모습은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성공의 밑바탕에는 항상 좋은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만큼의 돈만 벌겠다는 그 좋은 생각 하나를 강하게 붙잡고 매일 신선한 통밀 빵을 만든 것이 전부인데 피트 부부는 그렇게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제 피트 부부는 넉넉하게 베풀어야 한다는 또 하나의 좋은 생각을 더 실천하고 있다. 누구든지 이들 부부의 빵가게에 가면 커다랗게 자른 빵 조각에다 꿀과 버터를 마음껏 발라먹을 수 있다. 오븐에서 방금 꺼낸 따끈한 빵 냄새를 통해 가정의 훈훈한 정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돈보다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점주로 고르고 월급보다 일 자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종업원으로 고용한다. 생각이 남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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