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수 사진작가의 네팔 포토에세이] 자연과 나누는 교감···힘들었던 시간도 잊고 빠져든 풍경
[아시아엔=글· 사진 조진수 사진작가글]
조진수 사진작가는 매년 네팔의 오지를 찾아 떠난다. 지난 2008년 돌포 트래킹을 시작으로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네팔 서부 오지인 주팔-시미코트, 다출라-좀솜 구간을 트래킹했다. 당시 그가 남긴 네팔 사진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여러분께 소개한다. 장엄한 네팔의 대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조진수 사진작가가 담아왔다. ?편집자
추위와 고소증으로 잠을 설치고, 니와르 패스를 넘기 시작했다. 5100m 지점부터 눈이 쌓여 있다. 밟아보니 우적우적하는 소리가 난다. 이 눈은 금방 내린 게 아니다. 한 달 전에 내려 녹고 있다가 다시 얼어붙는 눈이라 매우 미끄럽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미끄러지면서도 우리는 정상을 향해 묵묵히 올라갔다.
호흡은 가빠지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나는 왜 이 고생을 할까. 정상에는 무엇이 보일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올랐을까. 이런 저런 상념을 동행삼아 세 시간. 결국 5470m의 고개 마루에 올랐다.
대자연은 감동적으로 나를 맞아 주었다. 왼쪽으로는 다울라기리 산군이 머리에 흰눈을 쓴 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뒤쪽으로는 여지껏 지나왔던 길이 한눈에 보이고, 그 뒤로 멀리 안나푸르나 산군이 보인다.
그 대면의 감동을 가슴에 안고 무아지경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대자연을 하나하나 낱낱이 촬영하면서 자연과 나는 교감을 나눈다. 이러한 벅찬 느낌은 힘들었던 지난 기억을 한순간에 날려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