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 기자의 경제편편] 삼성 스스로 돌아볼 때

[아시아엔=차기태 기자] ?삼성서울병원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연일 새로 확인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18일 발표에 따르면 이날 새로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3명 가운데 1명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이다. 지난 16일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환자 3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17일에도 신규 메르스 확진자 8명 가운데 4명이 지난달 이 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진판정 받은 165명의 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비롯됐다. 이 가운데는 의사와 간호사도 포함돼 있다. 결국 삼성서울병원은 부분 폐쇄라는 고육책까지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 창궐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런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이 17일 열린 회의에서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해 반성과 함께 국민께 송구하다는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물론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삼성서울병원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참으로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국내 최고의 호화병원이라고 알려진 삼성서울병원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품격 있어 보이는 듯하지만 사실은 ‘무지’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국내 최고의 의료진이라고 하지만 전염병 예방 등 초보적인 의료상식도 갖추지 않는 듯하다. 지금까지의 명성이 한낱 신기루요 허상이었을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또 바깥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를 둘러싸고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지먼트와의 ‘전투’를 여전히 치르고 있다. 19일에는 양사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문이 열린다.

삼성이 이렇게 엘리엇과의 전투를 치르게 된 이유와 결과에 대해서는 세간에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지만 삼성이 이처럼 어려운 전투를 치르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계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에 삼성은 귀담아들어오지 않았고, 아직 명쾌한 해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시너지를 위해서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려 왔다.

그런데 엘리엇이 삼성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강력하게 싸움을 걸고 나왔다. 삼성으로서는 불시에 기습을 당한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이 이재용 후계체제를 만들어주기 위해 취한 여러 가지 무리수가 모두 제동없이 그대로 이행됐기 때문이다. 시장도, 언론도, 법원도 막지 못했다.

이렇듯 국내에서 제기되는 웬만한 반대나 비판쯤은 모두 물리치고 ‘소신껏’ 해왔기 때문에 삼성의 자신감이 너무 커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뜻밖의 강적을 만난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삼성의 경영이 일개 헤지펀드에 의해 좌지우지 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삼성을 위해서나,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을 위해서나, 나아가서는 국가경제 전체를 위해서나 소신껏 경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되자면 삼성이 좀더 보편타당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있도록 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체제를 공고하게 하고 싶더라도 다른 합리적 방법은 없을지 더 고민했어야 했다.

‘이재용의 삼성’은 뜻밖의 힘겨운 시험무대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의 ‘외화내빈’을 대폭 수술해야 하고 외국계 투자가들과의 관계도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삼성은 이제 차분히 스스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재용 후계체제의 앞날을 위해서도 지금은 좀더 냉정한 반성과 함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인 듯하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