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희비쌍곡선···WTO 가입협상 완료, 2022동계올림픽 블라터 파문으로 ‘불투명’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요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 반면 FIFA 부패사태로 2022 올림픽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텡그리뉴스> 등 현지언론은 최근 “카자흐스탄과 WTO가 가입을 위한 최종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오늘 WTO 회원들과 카자흐스탄 정부가 가입을 위한 협상을 끝낸 것을 축하한다”며 “카자흐스탄이 곧 WTO 회원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상에 참석한 WTO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의 가입협상이 WTO 사상 가장 어려운 협상 가운데 하나였다”며 협상이 진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은 1996년 1월 WTO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WTO 회원국은 관세문제를 들어 카자흐스탄의 가입을 반대했다. 특히 회원국들은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맺은 관세동맹이 WTO의 관세정책과 상충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카자흐스탄은 작년부터 러시아와의 관세를 WTO 정책과 맞추고자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번에 WTO 가입협상을 타결했다.
한편, WTO는 카자흐스탄 정부와 작성한 가입협상 합의서를 오는 22일 회원국들로부터 승인받을 예정이며 이후 회원국 투표를 거쳐 최종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연내에 162번째 WTO 회원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부패사태의 불똥이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도 튀고 있다.
쿠랄벡 오르다바예프 전 카자흐 축구협회장은 “미국이 왜 축구계에 대해 간섭을 시작하는지 모르겠다”며 “축구에 정치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블라터 회장 수사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미하일 구르만 전 카자흐 프로축구연맹 회장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가 정치적 음모에 휩싸였다”며 FIFA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기를 희망했다.
카자흐 축구계의 이 같은 반응은 그동안 카자흐가 블라터 회장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아서다. 이에 카자흐도 블라터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며 양측은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런 밀월관계가 이제는 2022년 올림픽 유치에 나선 카자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1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카자흐는 현재 최대 도시 알마티를 내세워 중국의 베이징과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풍부한 적설량과 해발 1천m가 넘는 산악지대인 알마티는 환경적인 면에서 최적의 후보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츠 강국을 목표로 삼은 카자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카자흐는 “베이징은 눈이 없지만, 알마티는 눈이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유치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카자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 블라터 회장과의 관계 탓에 올림픽 유치경쟁에서 알마티가 베이징에 밀리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블라터에 반대하는 미국과 유럽이 오는 7월 예정인 IOC의 2022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블라터의 반대 세력이 카자흐에 대한 나쁜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카자흐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의 최대 동맹이자 블라터를 지지하는 카자흐에 대해 의도적으로 악의적인 여론몰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