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러시아 ‘핵실험 텃밭’서 벗어나나?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영토에 있는 자국 군사시설을 축소한다고 <트렌드통신> 등 현지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향후 카자흐 내에 있는 러시아군의 탄도 미사일과 전투기 시험장 등이 폐쇄된다. 이들 시험장의 규모는 모두 약 1만6천㎢로 강원도 면적과 맞먹는다.
군시설 축소로 러시아가 매년 카자흐에 지급하던 관련 임대료도 약 4백만 달러(약 43억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소련 정권은 세계 최대 핵무기 실험장 등 대규모 군시설을 카자흐에 집중적으로 배치했었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카자흐에 해마다 2349만 달러(약 254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며 이들을 유지해왔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카자흐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이제 카자흐에는 최소한의 러시아 군시설만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만갈리 타스마감베토프 카자흐 국방장관은 앞서 “양국 공동 방공망 시스템 구축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가 끝났다”면서 “양국 정상이 조만간 공동 방공망을 지휘할 사령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방공망 시스템의 구체적인 종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를 운용할 사령부는 카자흐 최대 도시 알마티에 들어설 예정이다. 러시아는 또 올해 안에 최신예 다목적 전투기인 ‘수호이(Su)-30SM’ 4대를 카자흐에 인도하며 양국 동맹을 다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