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대선후보 힐러리 뉴욕 첫 대중연설서 루즈벨트 언급한 까닭
“대공황·2차대전서?미국 구해낸 영웅”···불우 어머니 소개하며 ‘빈곤·중산층’ 대통령 자처
세몰이 본격화···“번영은 CEO와 헤지펀드 위한 게 아냐.?서민들이 성공해야?미국이 성공”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미국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지난 4월 출마선언 후 첫 대중연설에 나서 “경제회복 과정에서 낙오한 평범한 미국인을 위해 대권도전에 나섰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힐러리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뉴욕 이스트리버 루스벨트섬의 포 프리덤스 파크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연설에서 시종 “나는 ‘평범한 미국인의 옹호자’”라고 강조했다.
기자만 550명이 취재에 나서는 등 언론의 열띤 관심 속에 열린 이날 연설에는 이른 새벽부터 군중들이 몰렸으며 힐러리는 푸른 색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내주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주 등 대선경선의 결과를 사실상 결정짓는 지역을 순회하는 한편 가을까지 매주 말 경제와 일자리 등의 어젠다를 앞세운 정책연설을 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에서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낙오한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을 끌어올리기 위해 싸우겠다”며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고, 모두가 자신의 일을 할 때 미국도 역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기본적 합의”라고 했다.
힐러리는 “여러분은 ‘언제 나의 힘든 일이 보상받을까’ ‘언제 내 가족이 성공할 수 있을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이라고 말하겠다”며 “번영은 CEO나 헤지펀드 매니저만을 위한 것일 수 없다. 민주주의는 억만장자나 대기업만을 위한 것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번영과 민주주의는 우리의 기본적 합의의 한 부분이다. 여러분이 우리나라를 다시 살려냈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때다. 미국은 여러분의 성공 없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빌 클린턴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현실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번영은 모든 이에 의해 구축되고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은 CNN 인터뷰에서 “이번 대중연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이 나라를 어디로 이끌어갈지를 보여주는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과 관련, “대공황과 2차대전을 거치며 미국은 모든 미국인의 노력과 재능을 끌어낼 때 성공할 수 있다는 루스벨트의 믿음에 클린턴 전 장관이 늘 자극받았다”고 캠프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연설은 최근 CNN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57%가 ‘정직하지 않다.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하는 등 그가 ‘신뢰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열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거나 가족 자선재단이 뇌물성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그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선호도가 한풀 꺾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자신이 도덕성 시비를 빚으며 생겨난 비우호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 공장에서 일한 할아버지와 부모가 버려 14살 때부터 가정부로 일한 모친 등 평범한 미국인의 삶을 살아온 ‘힐러리 가문’을 소개하는데도 시간을 할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