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시기 ‘전우여 잘 자라’···”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
[아시아엔=김세만 대중음악칼럼니스트] 타의에 의해 이룬 광복은 정치혼란과 사회불안으로 해방의 꿈을 만끽하지도 못한 채 민족 최대비극인 6·25전쟁으로 이어졌다.
외세 영향으로 남과 북으로 국토가 나뉘는 설움을 또 한 번 겪어야 했다. 그 갈등은 지금껏 하나가 되지 못한 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한국전쟁 때 가장 많이 불리운 노래가 바로 <전우여 잘 자라>다.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 발발에서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이 조인되어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나뉘어진 내 조국을 안타까이 여기는 노래. 하지만 그 속에는 동족상잔의 절절한 아픔과 회한도 함께 담겨 있다.
이 노래는 유호가 가사를 짓고 박시춘이 곡을 붙였다. 현인의 노래 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뚜렷하게 들려온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
꽃잎처럼 떨어져간 전우여 잘 자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
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
달빛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먹던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여
고개를 넘어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
한강수야 잘 있구나 우리는 돌아왔다
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겨주는
노들강변 언덕 위에 잠들은 전우야
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
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
흙이 묻은 철관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같이 별같이
<전우여 잘 자라>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낙동강 전투와 북진의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고 있다. 군인과 민간인 사이에서 가장 많이 불린 노래로 꼽힌다. 가요적인 성격과 군가풍을 함께하며 가수 현인의 명쾌한 창법이 특히 인상적이다.